로코 벗은 박형식, 본 적 없는 남성미+욕망 가득 채운 ‘보물섬’ (종합)[DA:현장]

로코 벗은 박형식, 본 적 없는 남성미+욕망 가득 채운 ‘보물섬’ (종합)[DA:현장]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로코 왕자 박형식이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매운맛 가득한 드라마 ‘보물섬’으로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채비를 마쳤다.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금토 드라마 ‘보물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진창규 감독을 비롯해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이 참석했다.

‘보물섬’은 2조 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 베팅 복수전. ‘돈꽃’ 이명희 작가와 ‘군검사 도베르만’ 진창규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날 진창규 감독은 ‘보물섬’에 대해 “돈, 정치, 권력, 사랑 등 각자 마음에 있는 보물을 쟁취하려는 사람들의 갈등을 담았다. 대산가라는 엄청난 재벌가를 차지하려는 인물들의 암투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이야기의 전개에 속도감이 있다” “인물의 서사와 성격을 보는 것도 재밌는 요소” “매운맛 드라마”라고 거들었다.

박형식은 “그동안 로코로 많이 인사드렸는데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서동주는 굉장히 야망이 있고 욕심도 많은 인물이다. 보여드리지 않았던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선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정의감 넘치고 따뜻하고 다정한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인간적이고 욕심도 보이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준호는 “작품보다는 사람이 우선이었다. 제작자들과 어릴 때부터 만나서 큰 인연이 있다. 우리 소속사에 찾아왔다고 해서 가봤더니 20년 전 내 친구들이 앉아있더라. ‘20년 만에 나를 찾아오네’ 싶어서 뭉클했다. 대본보다 이 친구들 마음에 동했다”고 고백했다.

이해영은 “워낙 박형식 배우의 팬이라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허준호 선배와는 작품에서 한 번 만난 적 있다. 그때는 호흡이 길지 않았기에 이번에 호흡을 길게 할 수 있어서 참여했다. 2조원의 행방이 굉장히 궁금해지더라.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선택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홍화연은 “감독님께 감사했다”면서 “멋진 선배들이 나오는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너무 떨린다.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오디션을 볼 때보다 더 떨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형식은 대산그룹을 손에 넣겠다는 야망으로 똘똘 뭉친 남자 서동주를 연기했다. 서동주는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후 자신을 이렇게 만든 절대 악을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복수를 펼치는 캐릭터. 그와 적대 관계를 이루는 허준호는 제 손에 쥔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악랄한 ‘빌런’ 염장선 역을 맡았다.

이해영은 대산그룹 회장의 맏사위이자 대산에너지 사장 허일도 역을 열연했다. 허일도는 대산그룹을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동주는 물론 비선실세 염장선과도 물고 물리는 관계에 놓인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홍화연이 맡은 여은남은 서동주가 그토록 갖고 싶어 하는 대산그룹의 손녀이지만, 그 정체를 숨기고 서동주와 얽히는 캐릭터다. 여은남은 대산그룹에 대한 야망은 물론 친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겠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진 감독은 주연으로 박형식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그가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눈여겨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상류사회’ 때 연기 변신도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와 함께하기를 바랐다. 박형식이 남성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도 들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홍화연에 대해서는 “딥한 우리 드라마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라고 느꼈다. 전작 속 레퍼런스를 보고는 이 배우를 잘 모르겠더라. 그런데 오디션 때 신을 읽는데 너무 다른 모습으로 소화해줘서 연기적인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칭찬했다.

‘보물섬’을 끌고가는 큰 줄기는 양극단에 선 채 거칠게 부딪치는 박형식과 허준호의 관계성이다. 세계관 최강 빌런을 맡은 허준호는 “대본을 받고 ‘왜 한다고 했지’ ‘어떻게 소화하지’ 싶었다. 대본 연습날 동료들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말을 안 하더라도 오해하지 마시라’고 했다. 그런데 현장에 나가서 모든 게 깨졌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말로 풀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내가 연기하고 나서도 닭살이 돋고 스스로 해냈는지 의문점이 자꾸 들더라. 그걸 감추기 위해서 박형식과 이해영을 괴롭히고 감독님을 괴롭히면서 수다쟁이가 됐다. 해소 방법은 없었고 끝나는 날까지 대본과 씨름했다”고 호소했다.

박형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허준호는 박형식이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 시절 미국 LA에서 라디오 진행자와 출연자로 만난 적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추울 때 와서 고생하겠다 싶었다. 당시 임시완도 있었는데 그때 내 기억에 남아있는 게 박형식 씨였다. 이번에 남자가 되어서 나타난 박형식을 보는데 첫날 내가 대사 NG를 낼 정도로 사람이 변했더라. 강해졌더라. 어린 아이가 아니라 남자로 만나서 굉장히 반가웠다. 내가 박형식에게 지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박형식은 “허준호 선배와 대면하는 장면에서 얼굴을 보자마자 고양이가 터를 곤두세우듯 소름이 머리끝까지 돋더라. 선배님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어서 선배님처럼 아우라가 있고 연기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박형식과 허준호의 연기 대전을 살펴볼 수 있는 ‘보물섬’은 ‘나의 완벽한 비서’ 후속으로 21일 첫 방송된다. 매주 금요일 밤 10시, 토요일 밤 9시 50분 시청자들을 만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