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불패’는 KB손해보험에 기분 좋은 동기부여…“챔프전 마지막 경기까지 이곳에서”

KB손해보험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에서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양강 체제를 위협하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시즌 도중 불가피하게 경민대 기념관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곳에서 8전승을 달리며 ‘경민불패’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연승의 팀’으로 거듭났다. 종전 구단 최다 연승 기록(6연승)을 올 시즌 연거푸 경신하면서 지난 시즌 당한 창단 첫 최하위(7위)의 수모를 씻었다. 지난달 16일 안방에서 OK저축은행을 3-2로 꺾고 7연승을 거뒀고, 이달 23일 적지에서 삼성화재를 3-0으로 꺾고 8연승을 달성했다. 2차례 긴 연승으로만 15승을 챙겼다. 그 덕에 3위 KB손해보험(20승10패·승점 56)은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넘어 그 이상을 넘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새 홈구장인 경민대 기념관에서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곳에서만 8전승을 질주하며 ‘경민불패’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그야말로 철옹성 같은 요새다.

KB손해보험에 경민대 기념관 입성은 전화위복이 됐다. 기존 홈구장 의정부체육관이 시즌 초반 안전 문제로 폐쇄 통보를 받아 불가피하게 경민대 기념관에 임시로 터전을 잡았을 때만 해도 우려가 컸다. 의정부체육관 대비 관중석 규모가 3분의 1 수준이라 입장 수익 감소도 불가피했다. 의정부체육관의 일부 시설을 경민대 기념관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역시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경민대 기념관에 입성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모든 게 잘 풀렸다. 그전까지 6승9패, 승점 18로 중위권 도약도 버거워했던 KB손해보험은 순식간에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양강 구도를 위협하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리베로 정민수는 “관중석과 코트의 거리가 가까워 관중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더욱 잘 전해졌다. 격려의 메시지가 많아 큰 힘이 됐다”고 ‘경민불패’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흥행 걱정도 덜었다. 올 시즌 경민대 기념관의 경기당 관중은 1382명이다. 지난 시즌 홈경기(1434명), 올 시즌 의정부체육관에서 치른 홈경기(1592명)와 큰 차이가 없다. 모기업의 방침에 따라 경민대 기념관에서 펼치는 홈경기의 입장료는 의정부체육관 대비 약 30% 수준으로 할인했지만, 관중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찾아온 덕분에 예상보다 타격이 적은 편이다.

최근에는 경민대가 대관 만료일을 이달 28일에서 올 시즌 종료일까지 연장하는 희소식도 전해졌다. 그동안 자주 경기장을 찾은 홍지연 경민대 총장이 최근 졸업식에서도 ‘졸업생들이 경민불패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길 기대한다’는 축사를 할 정도로 KB손해보험을 향한 관심이 컸다는 후문이다. 봄배구를 앞둔 KB손해보험에는 큰 호재다.

KB손해보험 선수단은 ‘경민불패’를 챔피언 결정전까지 연장하겠다는 의지다.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은 “나와 선수들 모두 경민대 기념관에 오면 마음이 편하다. 봄배구 무대에서도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 이변을 일으켜보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