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린가드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 K리그1 홈경기 도중 잔디 덩어리에 걸려 넘어진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또 잔디가 말썽이다. 물론 새삼스럽진 않다.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터지곤 했던 ‘불량 그라운드’ 논란이기 때문이다. 종종 그랬던 것처럼 상암벌이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FC서울-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환경은 최악이었다. 차가운 칼바람으로 체감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이날, 양 팀은 졸전과 빈공 속에 0-0으로 비겼다.
심각한 것은 그라운드였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잔디는 곳곳이 파여 있었고, 볕이 많이 들어 얼고 녹기를 반복한 곳은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해 들떠 있었다. 심지어 경기를 앞두고 작동된 스프링클러의 물이 뿌려진 부분은 살얼음으로 날카로웠다.
2만5000여 관중을 사로잡은 것은 시원한 골이 아니었다. 서울 린가드가 홀로 방향을 틀다가 잔디에 걸려 쓰러진 순간이었다. 하마터면 발목이 돌아갈 뻔한 가슴 철렁한 장면이었다. 또 ‘킥 마스터’로 통하는 김천 이동경은 평범한 패스를 시도하다가 헛발질을 했다. 경기 후 김기동 서울 감독은 “잔디가 계속 파인다. 부상 위험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김진수도 “공이 없을 땐 혼자 넘어지고, 공을 차면 밀린다”며 고개를 저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3월 A매치를 열지 못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오만~요르단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 8차전을 각각 고양종합운동장(20일)과 수원월드컵경기장(25일)에서 치른다. 요르단국가대표로 한국전 출전이 유력한 서울 수비수 야잔은 “이유가 있어 수원에서 A매치를 하지 않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잔디 이슈’는 상암벌만의 문제가 아니다. K리그에서 잔디를 걱정하지 않는 팀은 거의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최근에는 전북 현대의 안방 전주월드컵경기장이 거센 비난을 샀다. ‘불량 잔디’로 인해 6일 시드니FC(호주)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8강 1차전 홈경기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원정 같은 홈경기를 감수해야 한다.
서글픈 것은 불편한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확신이다. 혹한기 ‘누더기 그라운드’가 혹서기 ‘논두렁 잔디’로 바뀔 뿐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없다. 전국 월드컵경기장의 관리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인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는지 의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9월 소홀한 잔디 관리로 정치권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1~8월 각종 축구 경기와 콘서트 등 행사 대관 등으로 82억 원 넘게 벌었으나, 잔디 관리 비용은 2억5000만 원에 불과했다. 새로 심을 잔디 1억5000만 원, 잔디 보호 인조매트 2000만 원, 농약·비료 5000만 원 등이다. A매치로 9억9000만 원, FC서울 홈경기로 11억4000만 원을 벌었음을 고려하면 비상식적이다.
인프라 투자도 소홀하다. 혹한기 잔디 생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열선이 깔린 경기장은 한 곳도 없고, 채광기도 대전월드컵경기장 등 일부에만 있다. 세계적 흐름에 따라 ‘추춘제’ 전환을 확정한 일본이 열선 설치와 채광기 구비에 적극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혹서기 잔디 밀도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데, 대개 훼손 부위만 보식하는 등의 ‘땜질 처방’만 되풀이한다. 정상적 관리로 볼 수 없다.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돈과 의지다. 구단과 지자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물론 K리그의 국제화를 강조해온 대한축구협회까지 모든 주체가 깊이 있는 논의를 당장이라도 시작해야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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