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초로 흡연 연기 도전”…‘침범’ 소녀시대 ‘흑진주’ 권유리의 변신[인터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생기 넘치는 에너지와 유쾌한 성격, 밝은 미소.’

그룹 소녀시대의 ‘흑진주’ 유리가 가진 대표적 이미지다. 하지만 12일 개봉하는 영화 ‘침범’ 주연으로 나선 ‘배우 권유리’의 얼굴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에서 그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마음에 벽을 쌓고 사는 민 역을 맡았다. 끔찍한 고독사 현장을 치우는 특수 청소 업체에서 일하며 살다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로 인해 일상이 무너져가는 인물의 어둡고 복잡한 내면을 연기한 그는 “영화 속에 담길 얼굴부터 연기까지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권유리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힘줘 말했다.

O“흡연 연기는 금연초로”

임신을 한 채 욕설과 흡연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등 걸그룹 출신으로선 쉽지 않은 연기를 소화한 그는 오히려 “자유로운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아 기뻤다고 돌이켰다.

“주변에서 ‘(이런 캐릭터를 맡아도)괜찮겠냐’ 했는데, 저는 별 생각 없었어요. 오히려 재미있고 흥미로웠죠. 민이란 캐릭터가 기구한 삶을 산 인물이니까 그런 설정들이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흡연 연기를 할 때는 금연초로 했는데 감독님부터 매니저 오빠까지 정말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죠. 하하!”

대부분의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그룹 활동 이미지가 연기할 때 발목을 잡는다 생각하지만, 권유리는 오히려 반전 매력을 줄 수 있기에 “소녀시대 이미지가 큰 득이 됐다”고 했다.

“물론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성급하게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연차가 되다 보니 이제 소녀시대 인지도나 이미지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해요.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때죠.”

사진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O“수영·티파니와 연기 토크”

19살에 소녀시대 멤버로 데뷔해 벌써 데뷔 18년을 맞은 그는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비결을 “삶과 일 사이 균형”,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말들”로 꼽았다.

“좋은 피드백이 저를 버틸 수 있게 만들어줘요. 이 일이 나만 좋자고 나만 신나자고 하는 일이었다면 금세 지치고 포기가 빨랐을 거예요. 물론 누군가는 저를 싫어하기도 하고 실패했다고 말하기도 하겠지만,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애정이 저에게 더 크게 와닿아요.”

물론 그의 큰 원동력 중 하나는 소녀시대 멤버들이다. 아이돌 그룹을 넘어 “연기 공동체”가 된 멤버들과 연기 고민도 나누고 있다고 했다.

“서로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주며 경제적 도움도 주고받고 있죠. 하하! 특히 수영이, 티파니랑 좋은 작품을 함께 보러 다니고 이와 관련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눠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