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홍콩 캐세이퍼시픽에 SAF 2만 톤 공급 계약 체결

이영철 SK에너지 마케팅본부장(왼쪽)과 알렉스 맥고완 캐세이퍼시픽항공 운영 및 서비스 제공 최고 책임자(오른쪽)가10일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 본사에서 SAF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가 국내 정유사 최초로 홍콩 국적 항공사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대량 공급한다. 1월 유럽 수출에 이어 두 번째 해외 공급 계약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SAF 시장 선점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K에너지는 10일 캐세이퍼시픽항공과 2027년까지 2만 톤 이상의 SAF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인천국제공항발 캐세이퍼시픽항공 전 항공편에 SK에너지가 공급하는 SAF가 사용되고 있으며, 양사는 SAF 적용 노선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SK에너지는 지난 1월 유럽 시장 진출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홍콩 최대 항공사와 안정적인 SAF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국내 정유사의 수출 물량 중 80% 이상이 집중되는 핵심 시장으로, SK에너지는 이를 기반으로 SAF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은 지난해 세계 5위 수준의 여행객 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번 공급 계약을 계기로 SAF 시장 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에너지의 대량 생산체계 구축도 잇따른 성과의 배경으로 꼽힌다.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연간 10만 톤 규모의 저탄소 제품 생산체계를 마련하고, 기존 석유제품 공정에 바이오 원료를 혼합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SAF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SAF 및 바이오납사 등 친환경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21년 항공 업계의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05년 대비 50% 감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SAF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SAF 2% 혼합 사용을 의무화했으며, 2030년까지 6%, 2050년까지 70%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역시 2050년까지 항공유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8월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편의 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7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에서 2034년 약 746억 달러(약 108조 9600억 원)로 연평균 4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철 SK에너지 마케팅본부장은 “국내외 SAF 정책 변화와 수요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캐세이퍼시픽항공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안정적인 글로벌 SAF 공급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