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이 26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V리그 남자부 PO 1차전을 치른다. 사진제공|KOVO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이 26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V리그 남자부 PO 1차전을 치른다. 사진제공|KOVO



기세냐, 관록이냐.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선승제)를 압축하는 키워드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KB손해보험과 챔피언 결정전 5연패를 바라보는 대한항공이 26일 의정부 경민대 기념관에서 PO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의 봄배구 대결은 2021~2022시즌 챔프전 이후 3시즌 만이다.

3년 전 봄에는 대한항공이 웃었다. KB손해보험을 2승1패로 누르고 통합 2연패에 성공했다. 그 뒤 두 팀의 행보는 엇갈렸다. KB손해보험은 2022~2023시즌 6위, 2023~2024시즌 최하위(7위)로 추락한 반면 대한항공은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시즌에는 달랐다. KB손해보험은 개막 직전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며 어수선한 가운데 개막 5연패로 삐걱거렸으나,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의 부임과 함께 비상했다.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의 안정적 배급과 삼각편대 비예나-나경복-야쿱의 화력이 폭발하자, 거침이 없었다.

안전 문제로 의정부체육관이 폐쇄되고 경민대 기념관으로 옮겼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임시 안방에서 9승2패를 거두며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그 덕에 PO 1, 3차전을 홈에서 치르게 됐다. 기세와 기운에서 확실하게 앞선다.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으로선 이번 시즌이 힘겨웠다. 주축들의 줄부상 속에 끝내 정규리그 1위를 현대캐피탈에 내줬다. 그러나 포기란 없다. 통합 5연패는 실패했어도, 챔프전 5연패 가능성은 남았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일찌감치 봄배구 준비에 정성을 쏟았다. 외국인 주포 요스바니가 부상을 입자, 과거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에서 활약한 ‘서브 마스터’ 러셀을 데려왔고, 선수들의 회복에 집중하며 마지막 결전에 대비했다. 믿을 구석은 경험이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정지석, 곽승석 등 베테랑들이 건강하면 무서울 게 없다.

일단 정상을 향한 첫걸음은 PO 1차전이다. 남자부 역대 19차례 PO에선 1차전 승자가 17차례 챔프전에 올랐다. 비율로는 89.4%로다. 2007~2008시즌 대한항공과 2017~2018시즌 삼성화재만 1차전 승리 후 2~3차전을 내리 패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