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도어가 제기한 소속사 지위 보전 및 연예 활동금지 등 가처분 신청 관련 법원에 출석해 화제를 모았던 뉴진스 멤버 5인. 해당 가처분 신청은 ‘어도어로 돌아갈 것’이 요지인 법원의 ‘전부 인용’ 판단이 내려졌다. 사진|뉴시스
신뢰 관계 파탄을 쟁점으로 한 소속사-아티스트간 법적 분쟁 가운데서도 재판부는 이번 소송이 유독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 했다. 소속사 어도어가 이탈한 뉴진스 멤버 5인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본안 소송) 첫 변론 기일의 법정 풍경이었다.
어도어와 멤버 5인 사이 갈등을 법률적으로 표현한 ‘신뢰 관계 파탄 여부’와 관련, 재판부는 과거 여러 사례들에 비춰 ‘일반적이진 않은’ 케이스라 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보통 신뢰 관계 파탄은 정산 한번도 안 해주거나 잘 안돼서 (아티스트들이) 다른 먹고 살 걸 찾아야 하니 (계약을) 깨 달라는 경우”였다며 반면 “이건 굉장히 특이한 경우다. 신뢰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로서 뉴진스는 단기간 걸그룹 톱티어에 올랐고, 그 결과 멤버별 50억원 이상 정산도 집행된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인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 첫 변론이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정회일) 심리로 진행된 이날 변론에는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 5인 양측 변호인이 출석, 열띤 공방을 벌였다.
가장 큰 쟁점은, 뉴진스 멤버 5인이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하며 그 근거로 앞세운 ‘신뢰 관계 파탄’이 법률적 유효성을 갖느냐는 것이었다. 멤버 5인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해 모두 교체된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불신, 민희진 전 대표 부재 뿐 아니라 그 대안에 대한 의사소통도 이뤄지지 않았단 점, 그 결과 신뢰 관계가 파탄돼 함께 할 수 없단” 입장을 내놨다.
어도어 측 변론에서 눈에 띄었던 대목은 멤버 5인 주장 신뢰 관계 파탄에서 수시로 언급되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이슈였다.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가 없는 뉴진스는 불가능하단 주장은 말이 안된다. 게다가 민 전 대표는 이사직 연임과 함께 프로듀싱 제안도 했지만 대표직 아니면 안된다” 스스로 사임했음을 강조하며 “뉴진스는 최근 민 전 대표 도움없이 홍콩 공연도 마쳤다. 이것만 봐도 민 전 대표만 가능하단 주장에는 모순이있다” 지적했다.
한편, 이날 첫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는 양측 합의 의사 또한 타진했지만, 그 여지를 적극 피력한 어도어와 상반되게 멤버 5인 경우 “현재로선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본안 소송 2차 변론 기일은 6월 5일로 잡힌 상황. 앞서 어도어가 멤버 5인 상대로 낸 소속사 지위 보전 및 연예 활동금지 등 가처분 신청 경우 법원의 ‘전부 인용’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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