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대가족’ 시사회에서 배우 이승기가 웃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대가족’ 시사회에서 배우 이승기가 웃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정산금 소송에서 승소한 가운데 판결문의 일부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현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측은 “원고(후크엔터테인먼트)가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고 정산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는 고의 내지 적어도 중대한 과실로 피고(이승기)에 대한 음반 및 음원 수익 정산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에 형성된 고도의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라는 판결문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에서 이승기에게 정산 자료를 제공할 법적·계약적 의무가 있었으나 이를 10년 이상 이행하지 않았다는게 판결문의 요지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태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으로 아티스트와의 신뢰 관계를 파탄내는 행위임을 사법부가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가 피고의 음반 및 음원 수익 관련 자료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원고에 대한 고도의 신뢰를 지니고 있었던 피고의 입장에서는, 원고가 음반 및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자료 관리, 정산내역서 작성 및 정산자료 제공의무 등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던 상황에서 음반 및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금 채권이 발생하였음을 쉽게 알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써 있다.

소속사가 음반 및 음원 수익을 독점 관리하는 상황에서 소속 가수인 이승기가 정산 내역에 대한 투명성 판단이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앞서 이승기는 2022년, 데뷔 이후 줄곧 몸담아온 후크엔터테인먼트에서 18년 동안 음원 수익 등 정산 자료와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안을 담은 내용 증명을 보내고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자체적으로 계산한 정산금 약 54억 원을 지급한 뒤, 광고 수익을 너무 많이 정산했다는 이유로 9억 원의 반환을 주장하며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근 정산금 소송 1심에서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이승기에게 5억8100만 원을 추가 지급하라”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