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베테랑 김민성(왼쪽)과 정훈이 난세에 나타났다. 롯데는 둘을 통해 투자의 결실을 비로소 맺고 있다. 6일 사직 두산전에 출전한 김민성과 정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베테랑 김민성(왼쪽)과 정훈이 난세에 나타났다. 롯데는 둘을 통해 투자의 결실을 비로소 맺고 있다. 6일 사직 두산전에 출전한 김민성과 정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베테랑 내야수 정훈(38), 김민성(37)을 통해 투자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는 2022년 정훈의 계약을 시작으로 4년간 7명의 프리에이전트(FA)와 사인했다. 지난해 LG 트윈스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성(2+1년 최대 9억 원)을 포함하면 사실상 8명이다. 그 중에는 내·외부 FA가 각각 4명이다. 전력 유지와 보강에만 수백 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 투자됐다. 다만, 잔류한 프랜차이즈 선수들과 외부 FA 모두 기대를 밑도는 바람에 투자의 결실을 맺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올 시즌에는 투자한 보람이 느껴질 만하다. 정훈, 김민성의 난세에 나타나 좋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정훈은 지난해까지 3년의 계약기간 동안 선발출전 비중(280경기·193선발)이 크지 않았다. 나승엽, 고승민 등의 성장이 빨라 주전에서 밀려난 기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타, 대수비도 마다치 않던 그는 간헐적인 선발출전 기회를 살려내며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겨우내 퓨처스(2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든 김민성은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가 지난달 28일 콜업돼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 시즌 둘의 등장은 매우 시기적절했다. 당초 롯데는 이른바 ‘윤나고황’(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으로 불리는 주축 선수들을 앞세워 전력을 꾸렸다. 하지만 고승민(발목), 황성빈(손)이 지난달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나승엽의 타격에는 기복이 있었고, 타율 0.179에 머문 윤동희는 7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부진이 잇따른 사이 정훈, 김민성의 존재감이 다시금 부각됐다. 정훈은 팀이 3연패에 빠져 있던 지난달 29일 사직 KT 위즈전에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5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선 4타수 3안타 1타점의 활약으로 전날 3-15로 완패를 당한 롯뎅의 설욕전에 힘을 보탰다. 이날 함께 선발출전한 김민성 역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다시 존재감을 뽐냈다.

수비에서도 걱정이 줄었다. 당초 롯데는 주전 내야수인 고승민, 박승욱, 손호영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고승민, 박승욱이 차례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설상가상으로 손호영도 옆구리(내복사근) 부상으로 2군에 갔다. 이 기간 김민성이 2루수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지난달 28일 사직 KT전부터 2루수로 꾸준히 선발출전하며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