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 CEO 과정 특강…역사 속 영웅 사례 통해 리더의 덕목 강조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10일 저녁 강남대학교에서 강남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리더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에 대한 특강을 했다. 사진제공|용인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10일 저녁 강남대학교에서 열린 ‘강남대학교 국제대학원 제2기 글로벌리더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강남대학교 국제대학원 측의 요청으로 마련된 이번 특강에서 이상일 시장은 ‘사례로 생각해보는 리더의 리더십과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열정적인 강연을 진행하며, 훌륭한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 덕목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심도 있게 조명했다.
이 시장은 강연 서두에서 “행정을 수행하면서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날카로운 관찰력과 무한한 상상력이며,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역사 속 훌륭한 리더들의 빛나는 사례들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강연에서 오스트리아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오리-토끼 애매 도형’, 마술 아티스트 빅토리아 스카이의 ‘수평·수직 착시현상’, 이탈리아 심리학자 가에타노 카니자의 ‘카니자 삼각형’ 등 흥미로운 시각적 자료들을 제시하며 실제와 우리가 인식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10일 저녁 강남대학교에서 강남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리더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에 대한 특강을 했다. 사진제공|용인시
또한,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인 ‘이미지의 배반’, ‘개인적 가치’, ‘헤라클리투스의 다리’, ‘빛의 제국’ 등을 소개하며 “이 작품들은 기존의 고정관념과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인 상상력 발휘를 통해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사고와 관점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이론과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의 역사적인 일화를 소개하며, 진정한 리더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판단력과 그 결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 윤리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시장은 “아무리 숭고하고 선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선한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리더는 자신이 내린 결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하며, “목적의 정당성만을 앞세워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심각한 오류를 결코 범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시장은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에 늘 놓아두었던 유명한 명패인 ‘모든 책임은 이 자리에 있다(The Buck Stop Here)’ 사진을 보여주며 공직자의 책임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영어 단어 ‘책임(Responsibility)’은 능력을 의미하는 ‘Ability’와 응답을 의미하는 ‘Response’가 결합된 단어라는 점을 늘 생각해 왔다”며 “선출직의 경우 리더가 선거 과정에서 수많은 공약을 제시한 후, 실제로 자신의 능력 발휘를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저 말로만 응답한다면 이는 공허한 외침이 되고 결국 무책임한 행태로 귀결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견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 시장은 외교학에서 실패 사례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히는 ‘뮌헨 협정’(1938년 9월)을 언급하며 “이는 히틀러의 숨겨진 음흉한 속셈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당시 영국 네빌 체임벌린 총리와 프랑스의 에두아르 달라디에 총리의 심각한 오판으로 인해 발생한 비극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뮌헨 협정은 한 국가의 지도자의 냉철한 판단력이 국가의 안보를 굳건히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 핵심 덕목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이며, 나치 독일의 숨겨진 속셈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안일한 위장 평화에 안주하며 제2차 세계 대전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던 영국과 프랑스의 나약한 유화 정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초래했고, 이후 지도자들이 다시는 그러한 어리석은 판단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깊은 교훈을 담아 ‘뮌헨의 교훈’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시장은 조직의 리더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어떠한 역경과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불멸의 영웅 이순신 장군, 청나라의 위대한 황제 강희제, 광활한 몽골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 칸, 그리고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나폴레옹의 무적 함대를 격파한 영국의 호레이쇼 넬슨 제독 등 역사 속 위대한 영웅들의 빛나는 업적을 소개했다.
특히 이 시장은 “이순신 장군은 원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처참하게 패배하고 단 12척의 배만 남았을 때, 당장의 전력 보강에 앞서 극도로 불안해하는 백성들의 민심을 먼저 수습하고 흩어진 군사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이순신 장군의 불패의 승리 비결은 바로 군사와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굳게 묶어 일치단결된 대응 태세를 갖춘 것에 있으며, 장군은 심지어 문서에 자신의 이름 대신 ‘일심(一心)’, 즉 ‘하나 된 마음’이라고 서명할 정도였다”고 감동적인 일화를 소개했다.
또한, “호레이쇼 넬슨 제독은 19세기 초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을 혁혁한 공을 세워 격파하며 나폴레옹이 영국을 넘보지 못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그는 이순신 장군과 마찬가지로 탁월한 리더십 발휘를 통해 조국을 승리로 이끌고 영광스럽게 전사했다“며 ”영국인들은 그를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영웅 중 한 명으로 손꼽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미국의 유력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천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몽골 제국의 칭기즈 칸을 선정한 바 있는데, 그는 열린 귀로 주변의 의견을 경청하는 인물, 그리고 관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흩어진 부족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며 “청나라의 네 번째 황제이자 만주족과 한족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강희제 역시 넓은 아량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제국을 안정적으로 이끈 현명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거나 변화하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결국 실패의 길을 걸었던 사례로,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고도 필름 카메라의 성공에 안주하여 디지털카메라 상용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2012년 파산한 ‘코닥’과, 수에즈 운하 건설 성공에 도취돼 지형적 특성이 전혀 다른 파나마 운하를 수에즈 운하와 동일한 방식으로 건설하려다가 막대한 인적, 물적 희생을 치르고 결국 중도 하차한 프랑스의 건축가 ‘페르디낭 마리 드 레셉스’의 사례를 제시하며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거나 현실적인 여건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이 시장은 “리더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며 ‘오만’을 경계하고, 끊임없는 학습과 혁신을 통해 ‘비루투(Virutu, 역량)’를 꾸준히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역사적 사례는 무수히 많다”며 “변화의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오늘날,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성공했다면 단 10억분의 1초, 즉 나노 세컨드만 즐겨라’라는 말이 있는데,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이상일 시장은 영국의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대표작인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Gather Ye Rosebuds While Ye May)’ 그림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이 작품은 17세기 영국의 유명한 시인 로버트 헤릭의 시 ‘처녀들에게,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고 권하며’ 가운데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 오늘 활짝 웃는 아름다운 장미꽃이 내일이면 시들어 버릴 수도 있으니’라는 구절에 깊은 영감을 받아 화가가 그린 것으로, ‘현재를 즐겨라’라는 의미의 라틴어 격언인 ‘카르페 디엠(Carpe Diem)’과 그 의미가 정확히 일치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우리가 물리적으로 어찌할 수 없이 흘러가는 시간, 즉 ‘크로노스’의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오늘 이 강의 시간을 비롯하여 여러분들이 의미 있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면 그 시간은 단순한 크로노스의 시간을 넘어 더욱 가치 있는 ‘카이로스’의 시간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가시기를 바란다”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
경기|장관섭·박병근 기자 localc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 박병근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