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연 보러 와줘서 고마워요.”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에 걸쳐 한국 팬들과 만난다. 사진은 16일 공연 현장.  라이브네이션코리아 SNS 캡처

“우리 공연 보러 와줘서 고마워요.”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에 걸쳐 한국 팬들과 만난다. 사진은 16일 공연 현장. 라이브네이션코리아 SNS 캡처


“우리는 다 연결돼 있다.”

콜드플레이는 말뿐이 아니었다. 음악과 조명, 밴드와 팬, 그리고 지구와 우주까지. 그들이 펼친 2시간은 하나의 거대한 ‘연결’이었다. 공연장이 아니라 은하수 한가운데에서 우주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듯했다.

콜드플레이는 18일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월드투어(Music Of The Spheres World Tour)’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쳤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콜드플레이는 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 공연을 진행하며 회차당 약 5만 명, 총 30만 명의 팬들과 만난다.

이날 콘서트는 우주를 테마로 한 4개 섹션 ‘플래닛(Planets)’ ‘문(Moons)’ ‘스타(Stars)’ ‘홈(Home)’으로 구성됐다. 팬들은 입장과 동시에 LED 전자팔찌 ‘자이로밴드’를 착용했고, 음악과 함께 연동된 형형색색의 빛들이 객석 전체를 수놓았다. 떼창이 터진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노란 조명이 인상적인 ‘옐로우(Yellow)’, 감미로운 ‘픽스 유(Fix You)’까지, 총 20곡 이상이 2시간 동안 이어졌다.

무대 위에서 크리스 마틴은 유창하진 않지만 정성스러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를 외쳤고, 그 진심은 객석에 고스란히 닿았다. 특히 한 남성 팬을 무대 위로 불러 세트리스트에 없던 곡을 즉흥적으로 불러주는 장면은 이 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그는 아마 평생 그 순간을 간직할 것이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SNS 캡처

라이브네이션코리아 SNS 캡처

무대의 화려함도 빛났지만, 진짜 주인공은 관객이었다. ‘자이로밴드’ 회수율은 팬들의 도덕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일본 도쿄가 세운 97% 회수율을 넘어 18일 공연에서는 무려 98%의 회수율을 기록하며 관객 스스로 ‘지구를 위한 공연’을 완성했다. 공연 중간에는 콘서트 수익금이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된다는 영상도 상영됐고, 플로어석 일부에는 운동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키네틱 플로어’와 ‘파워 바이크’가 설치됐다.

또한 색색의 하트가 튀어나오는 필름 안경인 ‘문고글’도 팬들에게 선물 같은 감동을 안겼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이슬기 씨는 “공연 내내 감동에 벅차 올랐다. 모두가 행복한 얼굴로 뛰는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트와이스도 오프닝 게스트로 등장해 분위기를 달궜으며, 리더 지효는 관중의 호응을 능숙하게 이끌며 공연 시작 전 에너지를 높였다.

이 공연은 콜드플레이가 단지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가 아닌, 팬과 함께 지구를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 모두가 하나 되는 경험을 만드는 아티스트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크리스 마틴이 농담처럼 던진 “왜 우리가 한국에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는지 모르겠다”는 말조차 이 유쾌한 밤의 일부가 됐다.

그들이 늙지 않기를. 이 우주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언제 또다시 이별 없는 만남이 찾아올까. 팬들은 벌써부터 그날을 기다린다.

‘문고글’ 너머로 펼쳐진 환상적인 콘서트장 풍경, 특수 필름 덕분에 색색의 하트가 춤춘다. 이수진 기자

‘문고글’ 너머로 펼쳐진 환상적인 콘서트장 풍경, 특수 필름 덕분에 색색의 하트가 춤춘다. 이수진 기자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