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오다리’ 변형, 근본적인 치료 고려해야 [건강 올레길]

새움병원 박형근 원장

퇴행성관절염은 중장년층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관절 질환 중 하나로, 특히 무릎 연골의 점진적인 마모로 인해 통증과 움직임 제한을 동반한다. 이 질환이 진행되면 많은 환자에게서 다리가 바깥으로 휘는 ‘오다리 변형(내반 변형)’이 함께 발생하며, 이 두 문제는 서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이 두 질환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얽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구조적 연관성을 갖는다. 오다리 변형은 체중이 무릎 관절 내측에 집중되게 하여 연골 마모를 가속화하고, 손상된 연골은 관절 안정성을 저해하여 다리 변형을 심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이 시행되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휘어진 다리의 경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떠올리지만, 보통 15~20년의 수명을 가진 인공관절은 40~60대의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퇴행성관절염과 오다리 변형이 함께 나타난 젊은 환자에게는 ‘근위경골절골술(High Tibial Osteotomy, HTO)’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HTO는 정강이뼈의 위쪽을 절골하여 다리의 휘어진 각도를 바로잡는 수술이다. 이 과정을 통해 무게 중심을 내측에서 외측으로 재분배함으로써 손상된 부위의 부담을 덜고, 관절염 진행을 늦추며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근위경골절골술은 절개 부위가 약 5cm로 작고, 출혈과 통증이 적고, 수술 후에는 약 3개월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지만, 수술 후 등산과 같은 활동도 가능할 정도로 관절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인공관절보다 젊은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또한 수술과 함께, 연골 재생을 돕는 카티스템(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치료제)를 병행할 수도 있다. 연골 손상이 비교적 작고 회복력이 좋은 젊은 환자에게는, 손상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줄기세포를 도포해 자연적인 연골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새움병원 박형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모양이 눈에 띄게 변형되는 등 퇴행성관절염과 오다리 변형이 의심된다면 단순한 ‘노화의 산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무릎 꿇는 자세 등 무릎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하고, 꾸준한 근력 운동과 체중 관리 등으로 무릎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