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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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이 돌아왔다. 그것도 건강하게, 우아하게, 스타일리시하게.

뉴욕이라는 도시 자체가 워낙 패셔너블하지만, 고현정은 그 공간을 마치 본인 무대로 바꾸듯 등장했다. 툭 걸친 롱코트와 여유로운 데님의 조합은, 어떤 브랜드보다 더 강력한 ‘고현정’이라는 이름의 룩북이었다.

먼저 주목할 점은 롱코트의 컬러감이다. 톤다운된 카키와 클래식한 베이지 브라운은 뉴욕의 도시적 풍경과 어우러지며 세련된 조화를 만들어냈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이렇게 우아하게 입을 수 있는 건, 단순히 핏이 좋아서가 아니다. 고현정은 디테일 없이도 완성도 있는 스타일을 선보이는 ‘공기까지 스타일링하는 사람’이다.

첫 번째 룩은 카키색 더블 버튼 롱코트에 연청 와이드 데님을 매치했다. 클래식한 밀리터리 무드가 살짝 느껴지는 코트에, 연청 데님으로 캐주얼함을 가미한 조합이다. 여기에 갈색 로퍼형 굽 있는 슈즈가 포인트 역할을 하며 무게 중심을 잡아줬다. 전체적으로 힘을 뺀 듯하지만 ‘꾸안꾸’의 진수를 보여주는 스타일링이다.

고현정 SNS 캡처

고현정 SNS 캡처

두 번째 룩은 강가에서 포착된 베이지 브라운 트렌치 스타일의 롱코트. 허리를 묶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픈한 실루엣은 여유로움을 배가시켰고, 블랙 레깅스와 스니커즈 조합은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챙겼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인 건 선글라스. 얼굴 대부분을 덮는 볼드한 프레임의 선글라스가 ‘연예인 아우라’를 톡톡히 발산했다.

고현정은 지난해 말 건강 이상으로 수술을 받고 공식 활동을 한동안 쉬었다. 당시 건강 악화로 드라마 제작발표회까지 불참하면서 팬들의 걱정을 샀다. 그러나 이번 뉴욕 사진은 단순한 여행 인증샷이 아니다. 그가 건강을 되찾았다는 신호이자, 여전히 건재한 패션 감각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특히 미스코리아 출신답게 드러나는 긴 다리와 롱코트의 조합은 그야말로 ‘클래스는 영원하다’를 보여준다. 스타일에 있어서도 트렌드보다는 본인만의 감각을 더 믿는 듯한 태도는 고현정이 왜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받는지를 설명해 준다.

뉴욕에서 마주한 고현정은 ‘완벽히 회복한 여배우’ 그 이상이었다. 그는 본인의 몸과 감각을 알고, 최소한의 아이템으로도 최대의 무드를 뽑아내는 진짜 스타일리스트였다. 그러니까 다음에 롱코트 고를 일이 생긴다면? 고현정의 뉴욕 스타일, 꼭 참고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멋은 결국, 아는 사람의 몫이니까.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