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로 성장했다. 특히 6.38에 달하는 탈삼진/볼넷 비율은 그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원태인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로 성장했다. 특히 6.38에 달하는 탈삼진/볼넷 비율은 그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5)은 팀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투수다.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차례(2021·2022·2024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매년 3점대 평균자책점(ERA)을 유지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선발로테이션의 중심축을 맡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15승을 거두며 곽빈(두산 베어스)과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한층 더 강력한 모습을 뽐내며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11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ERA) 2.55를 기록했다. 특히 51개의 삼진을 엮어내는 동안 8개에 불과한 볼넷이 그의 안정감을 설명한다. 지난 시즌까지 2.41이었던 탈삼진(626탈삼진)/볼넷(260볼넷) 비율이 올해는 6.38에 달한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중 가장 높다. 한 투수 출신 해설위원은 “원태인은 자신이 원하는 코스에 투구하는 커맨드가 정말 좋다. 그렇다 보니 안정감 자체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에서 어깨에 통증을 느꼈던 까닭에 우려가 적지 않았다. 올 시즌 출발도 1주일 늦었다(3월 29일 합류). 그러나 실력으로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 시즌 전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6이닝 이상을 소화한 8경기에선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한 경기 최다 자책점도 3점이다. 올 시즌 최다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던 4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7이닝을 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했다. 이 같은 꾸준함은 원태인의 최대 강점이다. 특히 데뷔 초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기복이 사라진 게 가장 돋보인다.

지난달에는 5경기 중 4경기에서 QS를 기록하며 ERA 2.90, 27탈삼진, 4볼넷의 호투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승(2패)만 수확한 게 아쉽지만, 개인 승패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그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8승1무2패(승률 0.800)의 성적을 거둔 것만으로도 에이스의 역할을 100% 해냈다고 볼 수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원태인은 더 이상 잘 던질 수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리그에선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 보니 국제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2021년 열린 2020도쿄올림픽과 2023년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금의 활약을 유지한다면, 내년 3월 5일 개막하는 제6회 WBC에서도 핵심 선발투수로 활약할 것이 확실시된다. 멈춤 버튼 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원태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