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위치한 인공섬 서래섬의 전경. 작은 섬이지만 도심서 오붓하게 산책이나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위치한 인공섬 서래섬의 전경. 작은 섬이지만 도심서 오붓하게 산책이나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여름 당일치기 섬 투어 어때요.’
한려수도 남해나 오밀조밀한 해안선과 낙조 감상에 좋은 서해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 시티 서울에서 즐기는 섬투어를 말하는 것이다. 서울 도심 복판을 흐르는 한강은 런던이나 파리, 도쿄 등 해외 다른 대도시의 도심 하천들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덕분에 한강에는 옛부터 꽤 많은 섬들이 존재했다.
노들섬의 노을. 너른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면서 빌당숲이 붉게 물드는 도심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노들섬의 노을. 너른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면서 빌당숲이 붉게 물드는 도심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도시화의 과정에서 일부는 없어지거나, 육지화 됐지만 일부는 섬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의외로 접근성도 좋고 섬마다 이색적인 풍광이나 매력을 갖고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여름을 맞아 가볍게 가볼 수 있는 서울의 섬 여행코스를 추천했다. 복합문화공간 노들섬부터 생태의 보고이자 서울 유일의 습지인 밤섬까지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감흥을 두루 느낄 수 있다.
서래섬 동측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 이곳에는 편의점과 화장실, 배달존이 가까워 인기가 높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래섬 동측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 이곳에는 편의점과 화장실, 배달존이 가까워 인기가 높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도심의 오아시스 같은 호젓함, 서래섬
서래섬은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위치한 인공섬이다.  면적 2만4793㎡, 둘레 1.2km의 작은 섬이다. 계절에 맞춰 유채, 메밀 등을 심어 화려한 꽃밭을 볼 수 있는 대도심의 자연학습장이자 산책로다. 반포 한강공원의 복잡함을 피해 여유로운 소풍을 즐기고 산책할 수 있어 지역민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입소문이 났다.
서래교 전경. 가로수가 우거진 산책길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래교 전경. 가로수가 우거진 산책길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사진 찍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섬의 동쪽과 서쪽 끝에는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편의점과 화장실, 배달존이 인접한 섬의 동측 구역 버드나무 주변을 피크닉 장소로 인기다. 
서래섬 입구.  면적 2만4793㎡, 둘레 1.2km의 작은 섬이지만 계절에 맞춰 유채, 메밀 등을 심어 화사한 꽃밭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래섬 입구. 면적 2만4793㎡, 둘레 1.2km의 작은 섬이지만 계절에 맞춰 유채, 메밀 등을 심어 화사한 꽃밭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비포장 흙길로 자전거는 다닐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거나 달리기를 할 수 있다. 섬의 해발 높이가 높지 않아 강의 수면과 가까운 높이에서 거닐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 11길 40/교통 : 9호선 신반포역 1번 출구, 4, 9호선 동작역 2번 출구)
‘신선이 놀던’이라는 멋진 이름에 어울리는 우아함을 지닌 선유교. 양화대교 아래 선유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국내 최초 재활용생태공원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신선이 놀던’이라는 멋진 이름에 어울리는 우아함을 지닌 선유교. 양화대교 아래 선유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국내 최초 재활용생태공원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국내 첫 재활용 생태공원, 선유도
선유도는 한강변에 솟은 봉우리로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신선이 놀던 산’이라는 뜻의 선유봉으로 불렸다. 조선 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그림 양화환도에도 등장한다.
선유도 공원은 양화대교 아래 선유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국내 최초 재활용생태공원이다. 총 11만400㎡의 공간에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 2002년 4월 개장했다. 
선유도의 명소 중 하나인 수생식물원은 다양한 수생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열대지방의 수생식물과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상록식물을 만날 수 있다. 수질정화원은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물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의 생장과 정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선유도의 정원. 담쟁이 식물이 우거진 녹색 기둥이 멋드러져  사진 명소로 꼽힌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선유도의 정원. 담쟁이 식물이 우거진 녹색 기둥이 멋드러져 사진 명소로 꼽힌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사진으로 담기 좋은 녹색기둥의 정원은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걷어내 기둥만 남겨두고 담쟁이 식물을 키워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시간의 정원 또한 방향원, 덩굴원, 색채원, 소리의 정원등으로 꾸며져 도시 속 자연의 아름다움을 색다르게 소개한다.
선유도 수질정화원은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물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의 생장과 정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선유도 수질정화원은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물을 정화하는 수생식물의 생장과 정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공원의 서쪽 끝에는 과거 농축조를 재활용해 환경놀이마당, 환경교실, 원형극장, 화장실 등으로 만든 네 개의 원형공간이 있다. 이 중 환경교실에서는 어린이가 공원에서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와 그림, 공작 등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 (양화동 95)/교통 : 9호선 선유도역 2번 출구)
노들섬 입구. 2019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기지로 재탄생했는데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아 사랑받는 곳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노들섬 입구. 2019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기지로 재탄생했는데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아 사랑받는 곳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낙조 감상하며 피크닉, 노들섬
노들섬은 한강 복판에 자리한 대표적인 인공섬이다. ‘노들섬’이라는 지명은 예로부터 용산팔경으로 불리던 강변의 모래언덕을 ‘백로가 놀던 돌’이라는 뜻의 노들, 노돌이라 부른데서 유래한다. 2005년 서울시 예술섬 계획에 의해 2019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기지로 재탄생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편의점, 식당 등 편의시설이 섬 내부에 있고, 저녁 노을이 아름다워 피크닉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따릉이 대여소와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다. 계절별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노들서가, 노들갤러리 등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추었다. 단 캠핑은 불가능하다.
노들섬의 나무그늘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노들섬의 나무그늘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섬 서쪽에 위치한 너른 잔디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고 비탈진 한강변에 앉아 철교와 여의도 빌딩숲을 바라볼 수 있어 낮이나 해질녘 모두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노들섬은 다양한 상설,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상설프로그램으로는 노들섬 전역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포토매틱 촬영 쿠폰을 받는 노들섬 공간투어 ‘노들한바퀴 2.0’를 비롯해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스페이스 엣지’가 있다.
6월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서울의 여름을 대표하는 스트리트 문화 페스티벌, ‘서울 썸머바이브’가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운영되며 국내외 예술가들의 500여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한국미술국제대전’도 6월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노들섬의 문화공간 중 하나인 노들서가. . 나만의 책을 만들거나 준비된 도서를 편하게 앉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노들섬의 문화공간 중 하나인 노들서가. . 나만의 책을 만들거나 준비된 도서를 편하게 앉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책문화 생산자의 플랫폼 ‘노들서가‘는 큐레이션 도서와 함께 느긋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서점이다. 나만의 책을 만들어볼 수 있고, 준비된 도서를 편하게 앉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노들섬의 예술적 영감이 응축된 ’노들갤러리‘는 방문객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성장하는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도 한다.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전시공간 ‘노들라운지’에서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도 있다.(위치 : 서울시 용산구 양녕로 445 (이촌동)/ 교통 : 1호선 용산역 1번출구, 4호선 신용산역 3번출구, 9호선 노들역 2번출구)
서강대교에서 본 밤섬.  과거 마포 8경 중 하나로 1999년부터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선정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강대교에서 본 밤섬. 과거 마포 8경 중 하나로 1999년부터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선정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서울 유일 람사르 습지, 밤섬
오늘 소개하는 섬 중 유일하게 직접 찾아갈 수 없고 밖에서 조망하는 곳이다. 서울 유일의 람사르 습지에 위치한 섬으로 모양이 밤처럼 생겨 밤섬이라 부른다.
과거 마포 8경의 하나로 자연 퇴적으로 인해 섬의 면적이 해마다 증가했다. 1966년 처음 측량했을 때는 4만여㎡였던 곳이 2024년 기준 40만여㎡에 달해 10배 가량 넓어졌다. 
1960년대 개발을 목적으로 폭파해 상, 하부 섬으로 분리된 이후 오랜 세월 인간의 발길이 끊기면서 동식물의 안식처가 되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밤섬 번식조류인 흰뺨검둥오리, 개개비, 해오라기, 꼬마물떼새 등이 살고 있으며 철새 5000여 마리가 해마다 찾아온다. 식물은 버드나무, 갯버들, 용버들, 물억새 등 108종, 어류는 붕어, 잉어, 뱀장어, 누치, 쏘가리 등 28종이 서식하고 있다.
마포대교에 있는 밤섬생태체험관. 전망대 망원경으로 밤섬 생태를 관찰하거나, 섬의 동식물을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마포대교에 있는 밤섬생태체험관. 전망대 망원경으로 밤섬 생태를 관찰하거나, 섬의 동식물을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1999년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선정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밤섬을 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서강대교를 도보로 건너면서 조망하거나, 마포대교의 밤섬생태체험관에서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밤섬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체험관에서는 전망대의 망원경으로 밤섬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고, AR철새 색칠 체험, 생물다양성 팔찌, 수달 가방고리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들을 위해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동화책과 만화책도 갖추고 있다.
(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84-6/교통 : 여의나루역 2번 출구)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