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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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마저 공개를 망설인 장면. 아이가 술잔에 입을 대는 충격적인 상황이 전파를 탔다.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9일 방송에서 극단적인 위기의 가정을 공개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의 일상이 그려졌고, 그 속에는 술, 통제, 무관심이 얽힌 충격적인 현실이 담겨 있었다.

부부는 각각 29세, 26세로 어린 나이에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아내는 “죽고 싶은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을 만큼 결혼 생활의 고통을 고백했다. 반면 남편은 일상적으로 술을 마셨고, 아침 식사 자리에서도 술잔을 놓지 않았다. 아내는 “365일 술을 마신다. 주말엔 더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방송에서는 술을 마시던 남편의 손이 떨리는 모습까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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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도수를 높이고 양을 줄인 것”이라며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술을 안 마시면 잠을 못 자고, 약은 일 못 할까 봐 안 먹는다”고 덧붙여 사실상 의존 상태임을 드러냈다.

방송 중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식당에서 발생했다. 아내가 아이 셋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막내가 아빠의 술잔을 만지작거리다 입에 가져갔다. 이를 지켜본 출연진들은 경악했고, 문세윤은 “제작진이 이 장면을 보여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되기에 고심 끝에 공개한 것”이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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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의 문제는 음주만이 아니었다. 남편은 외식 자리에서도 아내에게 메뉴 주문부터 아이들 밥 먹이기까지 하나하나 지시했고, 아내는 지적과 통제를 받아오며 자존감을 잃은 상태였다. 남편은 아내가 ‘맥락 없는 말’을 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남편은 예전 방식만 고수한다”며 비판했다.

또한 남편은 집안의 모든 물건을 감시하듯 체크했다. 냉장고 소스를 살펴 유통기한이 하루 지난 것을 문제 삼고, “아이에게 먹이려 했냐”며 아내를 꾸짖는 모습도 담겼다. 아내는 이를 “시어머니 같다”고 표현하며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현재 부부의 갈등은 성격이 아니라 생활 환경과 역할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대로는 변화가 어렵다. 원인을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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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