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뉴스] 입술이 기억하는 그 감촉…스타벅스, 결국 초록 빨대 컴백

스타벅스가 선보인 식물 유래 플라스틱 빨대. 초록색이 옛 감성마저 소환한다. 뉴시스

★한줄 드립: 초록 빨대가 돌아왔다. 눅눅함에서 해방!

입술이 기억하는 그 감촉, 드디어 돌아왔다.
스타벅스가 7년간의 ‘종이 실험’을 접고 플라스틱 빨대를 다시 꽂는다. 단, 이번엔 ‘사탕수수’라는 명분을 들고 왔다.

25일부터 스타벅스코리아는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종이 빨대와 함께 식물 유래 플라스틱 빨대를 나란히 비치하기 시작했다. 제공 대상은 톨(355㎖), 그란데(473㎖) 사이즈 음료다. 초록 감성에 입맛까지 챙긴다. 이 빨대, 겉보기엔 평범한 플라스틱처럼 보여도 사실은 ‘사탕수수 출신’. 석유계 플라스틱 대신 식물 유래 성분으로 만들었고, 탄소 배출량은 최대 7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환경도 챙기고, 입도 살리고. 한 마디로 ‘빨대 양다리’ 전략이다.

서울 한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 씨는 “초록 플라스틱 빨대 보니까 옛날 스벅 감성 살아난다”며 감격(?)했다. “플라스틱 빨대 쓴다니까 다시 자주 와야겠어요”란 말도 덧붙였다.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종이 빨대는 30분 만에 흐물흐물. 반면 식물 플라스틱 빨대는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켰다. 최소한 음료보다 먼저 녹지는 않는다.

사실 이건 국내 스타벅스만의 선택이 아니다. 일본 스타벅스도 올해 종이 빨대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갈아탔고,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것”이라며 관련 행정명령까지 내렸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2023년 말, 플라스틱 빨대 금지 조치의 계도 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종이컵 금지 정책도 철회했다. 스타벅스는 병원, 주거지역 등 종이 빨대 불편 민원이 많았던 곳 200여 곳에 먼저 플라 빨대를 들이기로 했다.
매장 음료 반납대인 ‘컨디먼트 바’에는 전용 수거함도 설치해 재활용까지 도전한다. ‘이왕 쓰는 거, 다시 돌려 쓰자’는 계획이다.

이제 빨대 하나에도 소비자는 묻는다.
“지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망고라떼 토핑은 누가 지켜주냐고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