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추자현이 등장과 동시에 극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추자현은 tvN 월화드라마 ‘견우와 선녀’(극본 양지훈 연출 김용완)에서 염화라는 인물로 등장해 극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세련된 외모와 서늘함을 동시에 지닌 염화는 등장만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은은하면서도 도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염화는 신비롭고 단단한 분위기까지 지녔다. 겉으로는 주목받는 무속인이지만, 누구에게도 속하지 못한 채 단절된 삶을 살아온 염화의 복잡한 내면을 추자현은 오롯이 연기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방송에는 견우(추영우 분) 집 앞에서 조용히 기다리는 염화 모습이 담겼다. “안녕, 상문(죽은 지 얼마 안 된 혼령을 부르는 말)아”라는 짧은 인사와 함께 쇼핑백을 바닥에 엎으며 납골당 사진과 금이 간 액자를 쏟아냈다. 염화는 “내가 언제까지 너한테서 네희 가족을 지켜야 할까”라는 한 마디는 평온하던 분위기를 단숨에 뒤흔들었다.

이후 이어진 장면들에서도 염화는 견우를 압박했다. “너희 아버지가 걱정 많이 하셔”라는 말에 이어, 그의 눈을 손으로 가리며 “눈 감아”라고 속삭이며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염화라는 인물은 이렇게 존재만으로도 극을 압도했다. 그리고 이런 염화라는 인물에 녹아든 추자현의 연기 내공이 범상치 않다. 무속인이라는 설정을 넘어 섬뜩한 분위기와 눈빛, 말투 등 극 전반을 끌어가는 추자현 힘은 극 몰입감을 높인다.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서사에 긴장감을 주며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까지 불어넣는다. 추자현 배우 한 사람이 해내는 극에서의 큰 역할이다.

이런 추자현 연기 변신이 앞으로 어떤 극적 재미를 이끌지 주목된다.

‘견우와 선녀’는 매주 월, 화요일 저녁 8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