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태원 클라쓰’ 일본 공연 포스터 (토호 연극부 제공)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 일본 공연 포스터 (토호 연극부 제공)




★1줄컷 : 일본 무대에서 다시 피어난 ‘포차의 꿈’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가 6월 9일 일본 도쿄에서 세계 초연의 막을 올렸다. 박서준·김다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박새로이의 이야기는 무대에서 또 한 번 통했다. 공연은 도쿄 다테모노 브릴리아 홀을 시작으로 오사카와 아이치까지 이어지며 전석 매진 행진 중이다.

원작은 조광진 작가의 동명 웹툰. JTBC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며 박서준·김다미를 대표하는 작품이 됐다.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했고,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 공개된 이후 리메이크작 <롯폰기 클라쓰>까지 탄생시켰다. 그야말로 ‘한류 IP’의 대표 주자다.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는 철저한 글로벌 협업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작곡은 토니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 헬렌 박, 작사 및 뮤지컬 구성은 <미아 파밀리아>,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등으로 이름을 알린 이희준이 맡았다.
극본은 일본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사카구치 리코, 연출은 수많은 연극상을 휩쓴 코야마 유나, 안무는 제니퍼 로페즈, 블랙핑크, 저스틴 비버 등과 작업한 카일 하나가미가 담당했다.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 일본 공연 장면 (토호 연극부 제공)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 일본 공연 장면 (토호 연극부 제공)


주인공 박새로이 역은 일본 인기 그룹 WEST의 코타키 노조무가 맡았다. 아레나 투어를 전석 매진시킨 그룹의 멤버답게 무대에서 뜨거운 에너지와 스타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이태원 클라쓰>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복수를 꿈꾸며 요식업계에 뛰어든 청년 박새로이와 그를 도와 싸우는 약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경쟁, 정체성, 회복탄력성 등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메시지가 중심에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야기, 음악, 춤, 연기 모두 뛰어난 무대예술로, 유쾌한 뮤지컬다운 뮤지컬의 탄생”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을 제작한 토호는 “<이태원 클라쓰>의 메시지는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녔다. 앞으로도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현지화 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창작진 역시 이 여정을 ‘진화하는 살아있는 예술’이라 표현했다. 이희준은 “원작 분량이 방대한 만큼 캐릭터의 다면성을 살리는 데 집중했고, 고타키 씨가 그 과정을 훌륭히 소화했다”고 전했다. 연출가 코야마 유나는 “다양한 국적의 제작진이 하나가 돼 창작한 과정 자체가 작품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