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로 해 보겠다”며 ‘어게인 2014’ 정조준하는 김효주, LPGA 75년 역사상 가장 오랜 ‘다승 가뭄’ 해소하고 시즌 2승·통산 8승 꿰찰까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 기쁨을 누렸던 김효주가 11년 만의 패권 탈환과 함께 올 시즌 첫 다승 고지 등정을 정조준한다. 지난주 후원사 주최 대회인 KLPGA 투어 롯데 오픈에 나선 김효주. 사진제공 | KLPGA

202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는 다승자가 단 한 명도 없다. 17개 대회를 마쳐 시즌 일정의 반환점을 돌았지만 17번 모두 우승자가 달랐다. 2인1조 팀 대항전인 다우 챔피언십 우승자 임진희(27)와 이소미(26)까지 총 18명 우승자가 모두 ‘시즌 첫 승’만 챙겼다. 17번째 대회까지 시즌 다승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1950년 출범한 LPGA 75년 역사상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1991년과 2017년 15개 대회였다. 당시엔 16번째 대회에서 다승자가 나왔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태극낭자들은 총 4승을 합작했다. 미국, 일본, 스웨덴(이상 3승)을 제치고 최다우승국 1위에 올라있다.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자 김아림(30)을 비롯해 포드 챔피언십 김효주(30), 블랙데저트 챔피언십 유해란(24) 그리고 임진희 이소미가 우승 기쁨을 누렸다.

올 시즌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5명 태극낭자 중 시즌 첫 다승 고지에 오를 주인공이 탄생할 수 있을까.

여자 골프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109억8000만 원)이 10일(한국시간)부터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펼쳐진다.

다른 4명도 모두 우승 능력을 갖췄지만, 아무래도 가장 눈길이 가는 선수는 김효주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LPGA 투어 통산 7승의 커리어 중 유일한 메이저대회 우승을 2014년 이 대회에서 경험했고 2019년 공동 2위, 2022년 공동 3위 등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가 우승 후보를 꼽는 파워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3위에 선정한 것도 김효주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그동안 보여준 저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김효주의 마음가짐 또한 남다르다. 3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수확한 김효주는 이어 벌어진 첫 메이저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두 번째 메이저 US 여자오픈에선 컷 탈락했고 세 번째 메이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선 허리 통증으로 중도 기권했다.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첫 실전이었던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에서 공동 18위로 컨디션 점검을 마친 김효주는 “일단 그린에 올리면 버디를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샷 감각이 올라왔다. 퍼트감도 좋았다”며 “남은 메이저에선 죽기 살기로 하겠다. 이제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오후 8시 10번 홀에서 1라운드 출발한다.

한국은 에비앙 챔피언십에 올 시즌 우승을 신고한 5명을 비롯해 KLPGA 투어 소속 황유민 (22) 등 총 21명이 출격한다. 지난해 챔피언 후루에 아야카(일본)과 세계랭킹 1∼3위 넬리 코다(미국), 지노 티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도 총출동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