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홍콩의 E-1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이 열린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엔 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용인|남장현 기자

한국과 홍콩의 E-1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이 열린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엔 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용인|남장현 기자


한국과 홍콩의 E-1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이 열린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엔 한국축구 공식응원단 붉은악마보다 훨씬 많은 홍콩 팬들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용인|남장현 기자

한국과 홍콩의 E-1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이 열린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엔 한국축구 공식응원단 붉은악마보다 훨씬 많은 홍콩 팬들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용인|남장현 기자

“대~한민국”의 함성보다 “위 아(We are)~홍콩”의 외침이 더욱 컸다. 주말을 앞둔 ‘불금’을 맞았으나 태극전사들은 뜨거운 홈 열기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홍콩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을 치렀다. 하지만 EAFF 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올블랙 색상의 원정 유니폼을 착용한 한국에게 홈 어드밴티지는 없었다. 관중이 너무 적었다.

E-1 챔피언십은 적어도 흥행 면에선 이미 참사 분위기다. 약 4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이 3경기를 전부 소화하지만 분위기는 차갑다. 중국과 1차전(7일)은 4426명이 찾았을 뿐이고, 8일 일본-홍콩전은 687명이었다.

이날 한국-홍콩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5521명으로 조금 늘긴 했으나 체감하기는 몹시도 어려웠다. 경기장 본부석 오른쪽 스탠드를 붉은 물결로 가득 채운 홍콩 팬들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은 반면, 반대편 스탠드에는 극소수의 붉은악마가 자리했을 뿐이다. 얼핏 눈으로 살펴봐도 100여 명이 채 되지 않았다. 홈 팬들의 목소리가 오히려 압도당할 정도로 심각했다.

해외 취재진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이미 일본, 중국 매체들은 ‘저조한 대회 흥행’을 다룬 리포트를 여러 차례 보도했다. 이날 한 일본 기자는 “처음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홍콩 팬들이 홈 응원석에 있는 줄 알았다. 방향이 바뀐 것을 보고는 많이 놀랐다”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부진한 흥행의 이유는 분명하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최악의 관전 환경을 제공한데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을 피해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각국 대표팀 전력의 중축이라 할 수 있는 해외파가 전원 빠졌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특급 스타들이 모두 빠진 대표팀을 ‘진짜 대표팀’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최악의 입지조건이다. 대중교통도 불편하고 접근성이 너무 좋지 않다.

남자부의 경우 대회 하이라이트로 볼 수 있는 한·일전이 15일 열릴 예정이나 주중 경기, 그것도 평소 국내 A매치 시간대보다 빠른 오후 7시 24분 킥오프된다는 점에서 역시나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지금의 기류라면 굳이 대회를 유지할 명분이 없어 보일 정도다.

용인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