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장애 증상 심하지 않아도 전립선비대증 수술 고려해야 하는 이유 [건강 올레길]

골드만비뇨의학과 서울역점 김태헌 원장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는 이들이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와 함께 계속 진행되므로 대부분 평생에 걸쳐 약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를 받을 경우 약을 중단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수술받을 가능성이 높다면 일찍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여기거나 수술하기 두렵다고 생각해 약을 먹으면서 지연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마련이다.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지면 비대해진 전립선을 뚫고 소변을 밀어내기 위해 방광에 굉장한 압력이 걸린다. 마치 운동을 많이 하면 근육이 발달하듯 방광도 압력이 걸리면 육주가 형성된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방광 벽이 더 두꺼워지고 방광이 저장할 수 있는 용적 자체가 적어진다. 이런 경우 수술을 일찍 받는 게 낫기 때문에 의료진이 환자에게 수술을 제안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높은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PSA 수치가 높고 매년 증가하는 경우 혹시나 전립선암일 가능성이 있어 MRI 촬영과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PSA 수치가 높은 원인이 전립선비대증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술을 받고 나면 PSA 수치가 정상화되기도 한다. 

일례로 배뇨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 사례를 이야기해 볼 수 있다. 해당 환자가 비뇨의학과에 내원해 전립선 초음파 검사 결과 전립선 크기가 무려 71g으로 측정됐다. 참고로 정상 전립선의 무게는 15~20g 수준이다. 이는 기능적인 저하와 병적 상태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지표다.

더 주목할 점은 해당 환자의 PSA 수치였다. PSA는 전립선암 및 기타 전립선 질환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혈액 지표다. 해당 환자의 경우 수치가 상당히 높고 변동성 또한 컸다. 이는 전문의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위험 신호다.

이에 수술적 치료, 그중에서도 홀렙수술(HoLEP)을 권유했다. 홀렙수술은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최소 침습 수술로 전립선 내 요도를 압박하던 비대 조직을 홀뮴 레이저에 의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홀렙수술 이후 환자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다. 막혀 있던 요도가 뻥 뚫리며 소변 흐름이 원활해졌고 수술 전후 요속그래프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나타났다. 우려됐던 PSA 수치는 0.39ng/mL로 정상 범위를 회복하면서 전립선암에 대한 불안도 말끔히 해소됐다.

골드만비뇨의학과 서울역점 김태헌 원장은 “환자가 느끼는 괜찮음과 실제 건강 상태는 다를 수 있는데 전립선 질환은 초기 증상이 미미하거나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객관적인 수치와 영상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다행히 최근에는 통증 부담이 적고 회복도 빠른 수술법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증상이 가볍다고 방심하지 말고 의료진 상담과 검진을 통해 자기 몸 상태를 정확히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