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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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함의 승리?” 

배우 강하늘이 올해 선보이는 다섯 번째 주연 작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84제곱미터’로 글로벌 흥행 차트에 안정적으로 연착륙했다.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불러일으킨 ‘현대인의 불쾌함’이라는 감정이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무기가 된 덕분이다.

18일 공개된 ‘84제곱미터’는 첫 주(7월 15일~21일) 누적 시청 시간 1120만 시간을 기록하며, 독일의 ‘브릭’, 네덜란드 ‘어쩌다 파트너’에 이어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 3위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홍콩 등 40개국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첫 주 성적표를 받았다.

이 같은 흥행은 층간소음을 메인 소재로 삼은 이번 영화가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불쾌함’으로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화는 전 재산을 끌어모아 아파트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 ‘영끌족’ 청년 우성(강하늘)이 아파트 내 층간소음 문제 등으로 인해 극단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담는다. 이 과정에서 집안과 복도 등 좁은 공간, 반복되는 괴음, 불확실한 이웃의 존재 등의 요소가 관객에게 고의적인 스트레스를 주며 극도의 몰입감을 유도한다.

미국 호러 및 스릴러 장르 영화 전문 매체 헤븐 오브 호러는 이러한 영화에 대해 “내가 본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영화 중 하나”라면서 “이는 칭찬의 의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감정 과잉 연출이 관객을 지치게 한다는 평 역시 공존하다 영화 전문 매체 무비웹은 “이야기의 확장성과 상징성은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으며, 레디 스테디 컷은 “폭력적인 장면을 몇 번이나 보다 보면 그 충격은 점점 무뎌진다”며 “영화가 스스로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낳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극단으로 몰려가는 주인공의 심리는 뛰어나게 연기한 주연한 강하늘의 연기에 대해서는 공통적 호평이 쏟아진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스트리밍’을 시작으로 영화 ‘야당’, 드라마 ‘당신의 맛’,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3 등 주연한 작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각 작품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 보인 강하늘이 저력이 빛났다는 반응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