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본혁(왼쪽). 사진제공|LG 트윈스

LG 구본혁(왼쪽). 사진제공|LG 트윈스


“이제까지 야구하면서 한 수비 중 가장 짜릿했어요.”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28)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야구 인생에 남을만한 수비 명장면을 만들었다.

두산과 9회까지 접전을 펼친 LG는 9회말 수비에서 마무리투수 유영찬이 크게 흔들리며 블론 위기에 놓였다. 유영찬은 이닝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볼넷, 1사 이후엔 박준순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폭투까지 범해 1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대한의 3루수 땅볼로 결국 한점을 내준 유영찬은 후속타자 양석환을 고의4구로 거르며 다시 2사 1·3루 위기에 빠졌다. 다음 타자는 이유찬. 안타 한방이면 동점을 허용하게 되는 위기상황에 놓이게 됐다.

유영찬은 2B-2S 볼카운트에서 5구째 공을 던졌다. 이유찬의 높이 뜬 타구가 3루 측 불펜으로 향했고, 타구는 펜스를 넘어 불펜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이 상황에서 3루수 구본혁이 날았다. 구본혁은 펜스를 타고 올라가 불펜으로 떨어지는 파욼성 타구를 글러브로 기가 막히게 건져냈다. 환상적인 포구로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장식하며 팀의 6-5 승리를 최종 확정했다. 9회말을 앞두고 대수비로 투입된 구본혁이 팀에 5연승을 안긴 명장면이었다.

구본혁은 경기 후 “내가 이제까지 야구를 하면서 한 수비 중 가장 짜릿했다. 공이 계속 흘러 나가고 있어 나는 끌어당긴다는 느낌으로 타구를 따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펜스가 무서웠다면 못 잡았을 거다. 공을 잡은 후 불펜으로 떨어지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따라갔다. 떨어지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나마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험하지 않나’란 취재진의 질문에 구본혁은 “불펜 안쪽이 돌이 아니고 잔디여서 괜찮다. 불펜 안으로 ‘다이빙을 하면서 잡으면 진짜 멋있겠다’란 생각을 항상 해 오고 있었다(웃음)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빨리 안에 들어가서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