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실내체육관의 전경. 사진제공|KBL

잠실실내체육관의 전경. 사진제공|KBL


KBL이 한국프로농구의 역사적인 장소에서 2025~2026시즌 올스타전 개최를 추진 중이다.

프로농구 한 관계자는 28일 “다가올 시즌 올스타전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KBL이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실무적인 준비가 시작될 듯하다”고 귀띔했다. KBL은 내년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올스타 휴식기를 지정해 놓았다. 올스타전은 17일부터 이틀간 개최가 유력하다.

KBL이 2025~2026시즌 올스타전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잠실실내체육관은 2026년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를 개발하는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사업의 시행으로 잠실실내체육관은 내년 2월까지만 활용이 가능할 듯하다. 1만 석 규모의 새로운 체육관이 건립됨에 따라 잠실실내체육관은 철거된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의 외관. 사진제공|KBL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의 외관. 사진제공|KBL


KBL 출범 이후 잠실실내체육관은 삼성과 SK 프로농구단이 서울을 연고지로 이전하기 이전까지는 중립경기장으로 활용됐던 장소였다. 또한 가능한 많은 팬들이 챔피언 결정전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하기 위해 중립 지역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일부 경기가 진행된 바 있다. 삼성이 연고지를 수원시에서 서울시로 이전한 이후에는 잠실실내체육관을 홈구장으로 활용해 왔다. SK는 잠실 학생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기념비적인 경기가 많이 펼쳐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농구 경기가 열렸다. 2008년에는 미국 남자농구대표팀이 내한해 한국 남자농구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펼친 적도 있다. KBL 역대 최초로 5차례 연장전을 벌인 서울 삼성-원주 동부(현 DB)전이 열린 곳 또한 잠실실내체육관이었다.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고, 기념구가 제작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2008-2009시즌 KBL최초로 5차 연장 접전 끝에 삼성에게 승리한 동부 선수들. 이 경기 또한 2009년 1월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스포츠동아DB

2008-2009시즌 KBL최초로 5차 연장 접전 끝에 삼성에게 승리한 동부 선수들. 이 경기 또한 2009년 1월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스포츠동아DB

삼성 프로농구단은 2026년 3월부터는 홈경기 개최가 불가능해 2025~2026시즌 잔여 경기를 SK의 홈구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같이 치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변수는 있다. 한 달 정도 더 활용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후로는 대체구장을 찾아 2026~2027시즌부터 서울에서 홈경기를 소화하고, 새로운 체육관이 완공되면 다시 잠실로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잠실실내체육관을 대체할 구장은 여전히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잠실에 새로운 체육관이 완공되면 삼성과 SK가 함께 홈구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