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휴게소 1만6900원짜리 갈비탕…갈비는 어디 가고 지방만 한 접시

출처=보배드림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은 한 이용객의 갈비탕 후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평창휴게소에서 1만6900원을 주고 사 먹은 갈비탕이 ‘지방 덩어리’였다며 해당 글을 남긴 A씨의 경험은 현재까지도 누리꾼들의 분노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A씨는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원도 평창휴게소 1만6900원 갈비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맑은 국물에 고기 몇 점 올라간 갈비탕을 기대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 비주얼에 놀랐다”며 “계란 지단, 대추, 파, 깨까지 고명이 너무 과하게 올라가 의문이 들었다”고 적었다.

갈비탕 속 갈비를 꺼내보자 정체불명의 하얀 지방층이 등장했다. A씨는 “강원도 오징어가 아닌가 싶었지만 순수 지방이었다”고 전하며 “또 다른 고기는 근막이 제거되지 않아 씹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그는 가위로 고기를 잘라내며 지방을 손수 제거해야 했고, 제거한 지방만으로 접시 하나가 수북히 채워졌다고 밝혔다.

A씨는 “불필요한 고명들은 손질이 덜 된 고기를 감추기 위한 장치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며 “비싼 돈 주고 갈비탕을 시켰지만 고기다운 고기는 하나도 못 먹었다. 가족들과의 휴가 첫 끼를 이 갈비탕으로 시작했는데 완전히 뒤통수 맞은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출처=보배드림

누리꾼들도 즉각 반응했다. “저건 갈비탕이 아니라 마구리 탕이다”, “고객을 우습게 아는 수준”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갈빗대가 아니라 마구리 뼈만 넣었다면 명백한 속임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휴게소 음식값 중 절반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니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방만 가득한 갈비탕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휴게소 음식 불신’을 다시금 자극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래서 휴게소에선 라면만 먹는다”, “차라리 편의점 도시락이 낫다”는 의견도 남겼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6000원짜리 김밥부터 1만1000원짜리 돈가스까지, 과한 가격 대비 부실한 품질에 대한 지적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름 덩어리가 가득한 ‘비계 김치찌개’, 심지만 남은 ‘김치찌개’ 사진이 공개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명절·휴가철이면 되풀이되는 휴게소 음식 논란은 이용객의 불만을 쌓이게 만들고 있다. 최근 한 리서치 플랫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을 계획한 응답자의 70% 이상이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할 것이라 답했다. 이처럼 이용률이 높은 시설인 만큼 음식 품질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