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운영자 루카스 브리가 ‘비어 오클락 힐’ 등반을 앞두고 주행 코스와 기아 타스만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출처: 팀 브리 오프로드(Team Bree Offroad) 유튜브 채널

채널 운영자 루카스 브리가 ‘비어 오클락 힐’ 등반을 앞두고 주행 코스와 기아 타스만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출처: 팀 브리 오프로드(Team Bree Offroad) 유튜브 채널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이 호주 오프로드 명소 ‘비어 오클락 힐(Beer O’clock Hill)’을 정복하며 순정 상태에서도 발휘되는 강력한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했다. 현지 오프로드 전문 유튜브 채널 ‘팀 브리 오프로드(Team Bree Offroad)’가 공개한 등정 영상은 업로드 직후 화제를 모으며 타스만의 진가를 전 세계 오프로드 마니아들에게 각인시켰다.

●X-Pro 모델로 ‘4륜 구동차의 에베레스트’ 도전
비어 오클락 힐은 호주 퀸즐랜드 ‘스프링스 4X4 어드벤처 파크’에 위치한 코스로, 경사도 50도에 달하는 언덕과 길이 100m의 바위, 진흙, 웅덩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오프로드 애호가들 사이에선 ‘4륜 구동차의 에베레스트’라 불릴 만큼 난도가 높아, 별도의 서스펜션 튜닝과 차체 보강을 거친 차량들도 종종 도전에 실패하는 구간이다.

이 코스를 기아 타스만은 순정 상태, 그것도 X-Pro 트림으로 올라섰다. 채널 운영자 루카스 브리는 “어떠한 개조도 하지 않은 순정 차량으로 도전해 성공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차량은 오직 접지력 강화를 위한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만 장착한 상태였다.

도전 과정에서 타스만은 ‘4L(4-Wheel Drive Low)’ 모드와 후륜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e-LD)를 활용해 저속 고토크 주행을 이어갔다. 전륜 차동기어 잠금장치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 정교하게 개입해 바퀴 헛돌림을 억제하며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루카스 브리는 “트랙션 컨트롤이 예상보다 훌륭하게 작동했다”며 극찬했다.

기아 타스만이 한쪽 바퀴가 들린 상황에서도 우수한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을 이용해 언덕을 등반하고 있다. 사진 출처: 팀 브리 오프로드(Team Bree Offroad) 유튜브 채널

기아 타스만이 한쪽 바퀴가 들린 상황에서도 우수한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을 이용해 언덕을 등반하고 있다. 사진 출처: 팀 브리 오프로드(Team Bree Offroad) 유튜브 채널

●후진 주행도 성공… “믿을 수 없는 결과”
영상 속 타스만은 오르막 중간의 거친 바위 지형에서 반복적으로 반동을 주며 전진했다. 한쪽 바퀴가 공중에 뜨는 상황에서도 차체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정상에 도달한 순간 루카스 브리는 “타스만 최고다”라며 환호했다. 이후 시험 삼아 후진으로 같은 코스를 재도전했고, 약 3/4 지점까지 거침없이 올라가는 기행을 선보였다.
등정 후 차량 하부 점검 결과, 언더바디 플라스틱 패널에 약간의 흠집만 있었을 뿐 주요 부품은 손상 없이 멀쩡했다. 루카스 브리는 “CV 조인트, 타이로드, 연료탱크 등 핵심 부위가 완벽히 보호됐다”며 내구성에 감탄했다.

호주 자동차 전문지 ‘4X4’와 ‘드라이브(DRIVE)’는 이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며 “타스만의 성능은 과장이 아니었다”며 “호주 오프로드 시장에서 기아가 신뢰할 만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영상 댓글에서도 “순정으로 이런 결과라니 믿기 힘들다”, “타스만을 다시 보게 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오프로드 성능 기준 용어 모음’ 인포그래픽. 사진제공 |기아

‘오프로드 성능 기준 용어 모음’ 인포그래픽. 사진제공 |기아

● 오프로드 전용 설계로 시장 신뢰 확대
타스만 X-Pro는 기아가 호주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정통 픽업트럭으로, 오프로드 특화 기술이 집약됐다. ‘X-TREK 모드’는 10km/h 이하 저속 주행 시 운전자가 가속·브레이크 조작 없이 조향에만 집중하도록 돕고, ‘그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량 하부와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설계됐다.

252mm의 높은 최저지상고와 함께 접근각 32.2°, 이탈각 26.2°, 램프각 26.0°의 오프로드 전용 차체 설계는 바위와 진흙이 뒤섞인 험로에서도 차체 손상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설계는 호주의 거친 지형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타스만의 차별성을 드러낸다.

기아 관계자는 “호주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단순한 레저용을 넘어 생계와 직결된 실용차로 평가받는다”며 “비어 오클락 힐 정복은 타스만이 혹독한 환경에서도 믿을 수 있는 파트너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성공은 타스만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픽업 강국인 호주 시장에서의 입지가 강화될 뿐 아니라, 북미와 신흥시장 진출에도 ‘순정 상태에서의 강인함’이라는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