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시즌 4승인데…메이저 우승 ‘한국 0승 VS 일본 2승’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4일(한국시간) 로열 포스콜 골프클럽에서 끝난 AIG 여자 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수확한 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드글러모건(웨일스) | AP뉴시스

202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 오픈(총상금 975만 달러·135억 원)이 ‘특급신인’ 야마시타 미유(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야마시타는 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미드글러모건의 로열 포스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찰리 헐(잉글랜드), 가쓰 미나미(일본·이상 9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데뷔 첫 승과 함께 우승상금 146만2500달러(20억3000만 원)를 획득했다.

야마시타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을 노렸던 김아림(30)은 버디 5개, 보기 6개로 1타를 잃고 합계 7언더파로 다케다 리오(일본)와 함께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메이저대회 ‘한국 0승 VS 일본 2승’
2025시즌 LPGA 투어는 AIG 여자 오픈까지 모두 20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시즌 4승씩을 합작하며 최다 우승국 공동 1위에 올라있다. 미국과 스웨덴이 각 3승, 호주가 2승을 거뒀고 뉴질랜드 태국 스페인 잉글랜드가 1승씩을 챙겼다.

한국은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자 김아림을 비롯해 포드 챔피언십 김효주(30), 블랙데저트 챔피언십 유해란(24) 그리고 ‘2인1조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이소미(26), 임진희(27)가 올 시즌 정상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한 번도 메이저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4승 중 2승이 메이저 우승이다. 순도 면에서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첫 메이저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사이고 마오가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번에 야마시타가 데뷔 첫 승을 메이저 패권으로 장식했다.

4승 중 한국은 루키 우승이 없지만, 일본은 다케다 리오(블루베이 LPGA), 이와이 치사토(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 야마시타(AIG 여자 오픈) 등 4승 중 3승을 신인들이 수확했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단순히 올해 뿐만 아니라 당분간 ‘일본 강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일본은 야마시타가 1위에 올라있는 등 4위까지 석권하며 단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윤이나(22)가 7위에 올라있을 뿐이다. 윤이나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우승은 커녕, 내년 시드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호주 교포 이민지,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
AIG 여자 오픈이 마무리되면서 호주 교포 이민지가 올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에게 주는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자로 확정됐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는 5개 메이저대회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해 1위 선수에게 시상한다. 포인트는 톱10 이내에 들어야 받을 수 있다.

이민지는 AIG 여자 오픈에서는 공동 13위에 그쳐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했지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3위 등 두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78점을 받아 경쟁 선수를 따돌렸다. 이민지가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받은 것은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14년 첫 선을 보인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2번 이상 수상한 선수는 이민지가 처음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