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은 최근까지도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팀이 몇 승이라도 더 하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었다. 그의 부상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뉴시스

키움 안우진은 최근까지도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팀이 몇 승이라도 더 하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었다. 그의 부상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뉴시스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몇 승이라도 더 할 수 있다면….”

징벌성 펑고 훈련 도중 다쳐 어깨 수술을 받게 된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안우진(26)의 부상. 팀에 몇 승이라도 더 안겨주고 싶어했던 게 그의 진심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키움 구단은 5일 “안우진이 2일부터 5일까지 3차례에 걸쳐 정밀 검진을 받았고,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 손상이 확인됐다”며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예상 재활 기간은 1년”이라고 전했다.

충분히 부상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징벌성 펑고 훈련으로 인해 수술대까지 오르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른 팬들의 비난도 거세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안우진은 2일 퓨처스(2군)팀 홈구장인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실전 점검을 위한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

2023년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기나긴 재활에 착실히 임한 결과가 나왔다. 직구 최고구속이 157㎞까지 나왔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나 자체 청백전 이후 징벌성 펑고 훈련 도중 부상을 당했다. 이날 구단은 자체 청백전 당시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패한 팀에 추가 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안우진이 속한 팀이 졌다. 긴 재활을 마친 안우진은 추가 훈련 제외를 요청했으나, 파트 코치의 지시로 패한 팀의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안우진의 부상 부위인 쇄골 관절 인대는 관절와순, 또는 이를 감싸는 연골과 비교하면 투구에 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팔꿈치 재활을 마치자마자 1년간 또 다시 기나긴 싸움을 해야 한다는 건 엄청난 악재다. 특히 안우진 본인의 상실감이 상당하다. 안우진은 최근까지도 “팀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몇 승이라도 더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던 터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불필요한 추가 훈련이 그야말로 대참사를 불러온 셈이다. 다신 반복되면 안 될 일이다. 키움 구단도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