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노진혁의 복귀는 최근 전준우, 정훈의 이탈로 베테랑이 줄어든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노진혁은 “개 같이 뛰겠다”며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노진혁의 복귀는 최근 전준우, 정훈의 이탈로 베테랑이 줄어든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노진혁은 “개 같이 뛰겠다”며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개 같이 뛰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36)은 선수단의 중심을 잡던 베테랑 전준우, 정훈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6일 콜업됐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10개월여 만에 콜업된 그는 그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출발한 노진혁은 시즌 첫 경기 도중 1루수 수비를 소화하다 상대 타자주자와 충돌로 오른쪽 손목 인대가 파열된 탓에 3개월 가까이 뛰지 못했다. 그는 “콜업된 날 (김태형) 감독님께서 ‘신인의 마음으로 뛰라’고 하셨다. 개 같이 (열심히) 뛰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노진혁의 절실한 각오는 금세 결과로 나타났다. 콜업된 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그는 0-1로 뒤진 2회말 무사 1·2루서 동점 1타점 적시타로 팀의 7-1 승리에 힘을 보탰다. 1루수 수비도 너끈히 소화한 노진혁은 8일 사직 SSG 랜더스전부터 2연속경기 안타로 공·수 양면 활약했다. 10일 경기에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모서리를 향한 시속 146㎞의 직구를 밀어서 넘기며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긴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도 됐지만, 타격 컨디션이 내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지난겨울 열심히 준비한 게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노진혁이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전 9회말 좌월 솔로포를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노진혁이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전 9회말 좌월 솔로포를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최근 전준우, 정훈의 이탈로 베테랑이 줄어든 롯데에는 노진혁이 필요했다. 지난해 주축 선수의 대부분을 저연차로 꾸린 롯데는 아직 경기력의 기복을 보일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전반기에도 전준우, 정훈, 김민성이 휘청거리던 팀의 중심을 잡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노)진혁이가 책임감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기 야구를 보여줄 때도 됐으니 죽기 살기로 하지 않겠는가”라고 기대했다. 노진혁은 “전반기에도 베테랑 선배들이 고군분투했다. 난 그때 2군에서 이를 갈고 있었다. 당시에는 무엇도 할 수 없었지만, 후반기에는 내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롯데는 3위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노진혁에게도 지금이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적기일 수 있다. 앞서 노진혁은 계약 첫해인 2023년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WPA(승리확률기여합산·스포츠투아이 기준) 1.12로 팀 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실제로 롯데의 승리확률을 높인 플레이가 많았다는 의미다. 노진혁이 제 기량을 보여준다면 중심타자들의 기복이 적잖은 롯데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나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게 야구하자’는 마음으로 매일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다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