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반크, 외국인 청년들과 ‘호머 헐버트’ 알린다

사진제공ㅣ반크

인도네시아·튀르키예 청년들과 함께 헐버트 세계 홍보
광복 80주년 계기, 외국인 독립운동가 조명 프로젝트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올여름 반크에서 청년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튀르키예 외국인 청년들과 함께 100년 전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호머 헐버트 박사를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에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추진한다.

호머 헐버트 박사는 대한제국 말기 한국 역사, 문화 예술 등에 관한 20권의 단행본과 304편의 논문 및 기고문을 발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제사회에 잘못 알려진 한국의 왜곡된 역사와 편견을 바꾸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이에 반크는 한문화재단과 함께 호머 헐버트 건국훈장 훈격(현재 3등급 독립장)을 대한민국장(1등급)으로 승격시키는 캠페인과 호머 헐버트 박사를 대한민국 홍보대사로 임명시키는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반크는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으로 한류 팬이 2억명을 돌파했고,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100년 전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며 한국의 독립을 위해 자기 삶을 바친 호머 헐버트 박사를 알려 나간다면 세계인에게 큰 호응이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무엇보다 2025년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정부 기관에서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활동을 추진하지만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외국인 독립운동가에 관한 관심과 국가 정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반크는 인도네시아 출신 맥케일라 쇼나 엠마누엘 아디수산토(20·Mcayla Shawna Emmanuelle Adisusanto, Universitas Prasetiya Mulya 재학)와 튀르키예 출신 엘리프 탈리카치(19·Elif Talikaci, Hacettepe University 재학)과 함께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에 호머 헐버트 박사를 알리는 캠페인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 출신 맥케일라 쇼나 엠마누엘 아디수산토와 튀르키예 출신 엘리프 탈리카치는 
각각 7월 21일부터 8월 22일까지 한 달간 반크에서 인턴으로 활동으로 근무하며 반크에서 제작한 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박사 영상과 콘텐츠를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

호머 헐버트 박사를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엘리프는 “처음에는 미국인 헐버트가 한국처럼 먼 나라에 이렇게 헌신할 수 있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적 풍요로움과 고유한 언어, 국가적 잠재력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헐버트는 교육자로서 학교 제도를 현대화하고 한글 사용을 장려하며, 일반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한국의 독립운동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자기 경력과 명성을 걸고 한국을 위해 싸웠다”고 덧붙였다.

맥케일라도 헐버트의 삶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헐버트는 서구와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당시 세계가 한국을 무시할 때 그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알렸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에도 다른 문화와 외모를 받아들였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두 인턴은 헐버트의 열정이 국적을 넘어 문화적 이해와 연결로 이어졌다는 점에 공감하며, 이를 자기 경험과 연결 지었다. 엘리프는 “저 또한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언어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헐버트처럼 세계에 한국의 가치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두 인턴은 반크에서 호머 헐버트 박사를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에 알리는 활동에 참여했으며, 앞으로도 반크에서 제작한 호머 헐버트 영상과 포스터, 디지털 콘텐츠를 SNS를 통해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맥케일라 쇼나 엠마누엘 아디수산토와 엘리프 탈리카치는 100년전 외국인 호머 헐버트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린 것처럼 자신들도 21세기 호머 헐버트가 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맥케일라는 한국을 단순히 케이팝과 드라마로만 알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더 깊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특정 음식이나 대중문화 현상으로만 알고 있지만 한국은 다양한 음식, 전통, 문화, 그리고 사람들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존중과 시간 관리의 가치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단순한 체험으로 한 국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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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한문화재단, 스포츠동아와 함께 한식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2025 PLAY K-FOOD 월드컵’을 계기로 반크에서 다양한 한식을 체험한 것도 중요한 경험이었다. 

맥케일라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김치와 떡볶이 정도만 알았다. 하지만 현지에서 칼국수, 보쌈 같은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며 한국 문화의 풍부함을 알게 되었다. 음식은 단순한 맛을 넘어 사람들의 정성과 문화를 이해하는 창구였다”고 설명했다.

엘리프는 한국의 균형적인 발전을 주목했다. “한국은 오래된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켰다. 고궁 옆 현대식 건물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한복과 스마트폰이 공존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 젊은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며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엘리프는 특히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에 주목했다. “처음에는 직지를 몰랐지만, 반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직지는 단순히 한국의 과거뿐 아니라, 지식과 교육, 그리고 지혜를 세계에 나누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을 터키에 돌아가 대학 동아리 활동, 프레젠테이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맥케일라도 귀국 후 한국 문화를 알릴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한국의 음식뿐 아니라, 존중과 시간 관리 문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단순히 팬심이 아니라, 진정한 이해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국 문화를 알릴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편견 없이 한국을 이해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두 인턴은 공통으로 한국을 대중문화로 제한된 한정된 이미지로 보지 않고, 역사와 가치로 세계와 소통하는 나라로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맥케일라는 “100년전 호머 헐버트처럼 한국 역사를 세계에 알리며,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존중을 전하며, 세계와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엘리프는 “직지와 한국의 역사, 전통을 통해 세계 청년들에게 한국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 21세기 호머 헐버트인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한류 팬이 2억명을 돌파했고, K팝과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공개된 지 7주 만에 누적 1억5880만 뷰를 달성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애니메이션으로 올라섰다. 이제 한국인은 한류를 통해 수십억명의 세계인에게 영감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를 이끄는 강대국 비전을 품어야 한다”며 “앞으로 반크는 2억 한류 팬을 21세기 호머 헐버트로 변화시켜 대한민국이 세계를 이끄는 글로벌 강대국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