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 1회초 결승 선제 3점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 1회초 결승 선제 3점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저만 한 애가 어디 있어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31)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결승타를 포함한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볼넷 3득점으로 팀의 17-5 승리를 이끌었다.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12연패 중이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59승5무57패를 마크하며 KT 위즈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같은 날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5로 진 3위 SSG 랜더스와 격차는 1.5경기에서 0.5경기로 좁혀졌다.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롯데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재도약의 불씨를 살렸다.

롯데의 승리에는 레이예스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레이예스는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1·2루서 선제 우월 3점홈런을 터트리며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NC 선발 이준혁의 초구를 지켜본 그는 2구째로 몸쪽 깊숙이 파고든 시속 145㎞의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0m의 큼직한 홈런을 만들어냈다.

출루 능력과 단타에도 한 베이스 더 뛰는 주루 역시 돋보였다.

4-1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볼넷을 골라낸 레이예스는 계속된 1사 1루서 나승엽의 중전안타 때 3루까지 내달린 뒤, 후속 이호준의 1타점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타격감도 식을 줄 몰랐다.

다시 한 번 선두타자로 나선 6회초에는 NC 불펜 최우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크게 벗어난 공을 걷어내 2루타로 연결했다.

존 밖으로 공 2개 크기 이상 벗어난 공을 기술적으로 타격해 장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레이예스는 계속된 무사 2·3루서 나승엽의 병살타 때 재빨리 홈을 밟으며 16-2로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오른쪽)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 1회초 결승 선제 3점홈런을 친 뒤 노진혁과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오른쪽)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 1회초 결승 선제 3점홈런을 친 뒤 노진혁과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7일 경기 이후 17일 만에 3안타 경기를 펼친 그는 시즌 타율을 0.325에서 0.328로 끌어올렸다.

표면적인 기록만 보면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 202안타를 친 레이예스에게 걸맞은 타율로도 보이나, 사실 그는 최근 들어 심상치 않은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롯데가 4연속 위닝시리즈를 작성한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중에는 1, 2일 이틀간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바 있다.

당시 김태형 롯데 감독도 “(타격)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라며 우려했다.

레이예스는 8일 사직 SSG전부터 3연속경기 무안타로 침묵한 뒤, 14일 대전 한화전에선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2개의 병살타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24일 경기로 그의 8월 월간 타율이 0.271에서 0.293(75타수 22안타)로 오르는 등 전체적인 비율 기록에서 모두 평균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15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9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제 기량을 회복한 영향이 컸다.

레이예스는 지난달 12일 올스타전 도중 “(레이예스를) 내년에도 쓸 것이냐”고 묻는 이강철 KT 감독에게 “저만 한 애가 어디 있느냐”며 웃던 김 감독의 믿음에도 다시금 부응하고 있다.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 3회초 볼넷을 골라낸 뒤, 1루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 3회초 볼넷을 골라낸 뒤, 1루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타이틀 수성을 향한 기대도 여전히 크다.

2018년 전준우(안타·득점) 이후로 타이틀 홀더와 멀어진 롯데에는 지난해 최다안타상으로 자존심을 지킨 레이예스가 2연속시즌 수상이 유력한 점이 분명 고무적이다.

부진의 시기마저도 그리 길지 않았던 그는 시즌 157안타로 이 부문 2년 연속 1위를 향해 달리며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레이예스는 비단 타이틀에서만 아니라 전준우(햄스트링)가 부상 이탈한 현재 롯데의 전력에서도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지난해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윤동희, 나승엽, 황성빈, 고승민, 손호영 등이 잇따른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한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데에도 레이예스의 공이 무척 컸다.

12연패 탈출로 다시금 포스트시즌(PS) 진출 희망을 살린 롯데에는 레이예스의 반등이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