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프는 25일 축구국가대표팀에 승선하며 사상 첫 외국태생 혼혈 국가대표의 탄생을 알렸다. 파이터 성향이 짙고 거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유형의 선수라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이나 관건은 그의 포지션과 역할이다. 사진출처│옌스 카스트로프 인스타그램

카스트로프는 25일 축구국가대표팀에 승선하며 사상 첫 외국태생 혼혈 국가대표의 탄생을 알렸다. 파이터 성향이 짙고 거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유형의 선수라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이나 관건은 그의 포지션과 역할이다. 사진출처│옌스 카스트로프 인스타그램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의 축구국가대표팀 승선이 갖는 의미는 몹시 크다. 과거 태극마크를 단 혼혈선수 장대일(은퇴), 강수일(안산 그리너스)과는 다른 사례다. 한국태생인 이들과 달리 카스트로프는 독일에서 나고 자란 사상 첫 외국태생 혼혈 국가대표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배경만큼이나 기량도 흥미롭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9월 미국 원정 친선경기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카스트로프는 그동안 대표팀을 거쳐간 중앙 미드필더들과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파이터 성향이 짙고 거친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아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카스트로프의 가세로 대표팀 중원에 대대적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022카타르월드컵 이후 대표팀 중원은 확실한 조합을 찾지 못했다. 기술과 경기 조율능력이 장점인 황인범을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이외엔 확실한 자원이 없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과 수비력을 갖춘 선수가 없어 황인범의 파트너는 고사하고 백업 요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에 없던 유형인 카스트로프의 등장은 대표팀 중원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카스트로프의 역할이다. 대표팀 수준에 걸맞은 기량을 갖췄지만 황인범의 파트너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기엔 수비 기술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 카스트로프는 수비력을 앞세운 전통적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활동량과 기동력이 장점인 전천후 자원이다.

축구통계전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카스트로프는 성인무대에 데뷔한 2021~2022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2(2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을 통틀어 94경기(7골·9도움)에 출전했다. 이 기간 옐로카드 26장과 레드카드 2장을 받으며 불안정한 수비력을 보였다. 포지션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4경기)보단 중앙 미드필더(49경기), 오른쪽 윙포워드(19경기), 오른쪽 풀백(10경기) 등으로 기용된 경기가 많았다.

현재로선 카스트로프가 황인범의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나 다른 포지션 자원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카스트로프의 가세가 대표팀 전력에 보탬이 되려면 최적의 포지션과 역할을 찾아내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