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출신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 알룬 웨이드가 독일 재즈 명문 레이블 엔야(Enja)에서 새 앨범 ‘New African Orleans’를 LP와 CD로 발매했다. 이번 음반은 2024년 ‘코드 누아르(Code Noir)’ 시행 3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작품이다.

‘코드 누아르’는 프랑스 식민지에서 아프리카인들을 노예화해 통제하던 법령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이 포함돼 있다. 웨이드는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서아프리카 리듬과 뉴올리언스 재즈의 뿌리, 그리고 대서양을 건너 이어진 음악적 혈통을 탐구했다.

앨범은 지미 헨드릭스의 ‘Voodoo Child’, 펠라 쿠티의 ‘Water No Get Enemy’, 허비 핸콕의 ‘Watermelon Man’, 닥터 존의 ‘Gris-Gris Gumbo Ya Ya’ 등 불멸의 명곡들을 아프로 재즈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또한 웨이드의 오리지널 곡 ‘Boogie and Juju’, ‘From Congo to Square’에서는 아프로비트, 하이라이프, 주주 리듬이 살아 숨 쉰다. 그의 음악은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한 부기를 창조하며 독창적인 매력을 뿜어낸다.

웨이드는 이번 앨범을 통해 대서양 노예 무역의 역사 속에서 꽃핀 음악의 진화를 추적한다. 말린케 발라드에서 쿠바의 손(Son), 콜 앤 리스폰스(Call-and-Response)에서 필드 홀러(Field Holler)와 힙합, 요루바 리듬에서 아르헨티나 탱고, 앙골라 타악기에서 뉴올리언스 브라스 밴드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그 뿌리는 모두 아프리카와 4세기 동안 이어진 강제 이주에 닿아 있다.

과들루프 출신 작가 다니엘 막시민은 “우리의 음악은 비명에서 노래로, 쇠사슬을 질질 끌던 것에서 춤으로 우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웨이드는 바로 이 정신을 ‘New African Orleans’에 담아냈다. 억압의 역사 속에서 태어난 음악은 저항이자 구원이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유와 연대를 노래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