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수들이 8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K리그1 홈경기에서 완패한 뒤 야유하는 팬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선수들이 8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K리그1 홈경기에서 완패한 뒤 야유하는 팬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울산 감독이 8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K리그1 홈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울산 감독이 8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K리그1 홈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처참하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강등권 경쟁에 내몰렸다. 우승은 물거품이 됐고, 생존을 위한 사투를 해야 한다. 김판곤 전 감독 체제부터 시작된 위기는 ‘소방수’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감이 더 깊어졌다. 8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현대가 더비’가 울산의 차가운 현실을 보여줬다. 거스 포옛 감독이 징계로 벤치를 비웠고, ‘중원 엔진’ 강상윤이 부상 이탈한 전북을 상대로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0-2 완패했다.

무엇보다 가문 라이벌과 처지가 180도 바뀌었기에 더욱 뼈아프다. 역대급 추락을 거듭하다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치러 가까스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전북이 걸었던 길을 올해 울산이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새다.

11경기 연속 무승(3무8패)에 허덕이던 울산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8월 9일 제주 SK와의 홈경기를 1-0으로 이겼으나 그 후 3경기를 내리 졌다. 수원FC, FC서울과 원정 2연전을 패한 뒤 홈에서 전북에 무릎을 꿇었다.

8위 울산이 9승7무12패, 승점 34에 묶인 동안 하위권과의 간극이 크게 좁혀졌다. FC안양이 승점 33을 확보하며 따라붙었다. 산술적으론 정규리그 기간(33경기) 2위 김천 상무(승점 46)까지 추격이 가능하나 하위권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신 감독의 계획도 크게 꼬였다. 취임 당시 10승4패를 목표했는데, 벌써 (1승)3패를 안았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남은 10경기에서 9승을 수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팀 노선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주도적 경기를 할지, 실리를 추구할지가 확실해야 디테일을 입힐 수 있다.

그런 면에서 9월 A매치 휴식기가 반갑다. 울산은 3일부터 9일까지 강원도 속초로 단기 전지훈련을 떠난다. 다만 이 기간 신 감독은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특히 기초 체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모래알 조직력과 반복된 실수가 사라진 에너지 레벨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신 감독은 “팀이 끈끈하지 않다. 서로를 위해 움직이지도 않고, 몸을 내던지는 희생도 없다. 한 발 더 뛸 수 있는 힘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