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사진제공 | 짠한영

김갑수. 사진제공 | 짠한영



배우 김갑수가 솔직 담백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갑수는 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게스트로 출연해 쉴 틈 없는 토크를 쏟아내며 ‘예능 웃수저’ 면모를 대방출했다.

오랜만에 예능에 나선 김갑수는 등장부터 “술을 잘하지 못하는데 어떡하냐. 술 취한 것처럼 하면 되냐”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렸다.

이어 연극 무대 시절부터 현재까지 40여 년에 걸친 배우 인생의 기억을 소환했다. 첫 영화 작품인 ‘태백산맥’을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김갑수. 그는 영화 개봉 기념 사인회 당시의 일화를 공유했다.

김갑수는 “안성기 선배 있고,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쭉 앉아 있었다. 그런데 내 쪽은 잘 안 온다. 잘 모르니까. 나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제작하신 사장님이 영화 1회 끝나고 나올 때 사인회 한 번 더 하자더라. 또 그 수모를 겪는 줄 알았는데, 영화 끝나고 나오니 사람들이 막 몰려들었다. 글자 틀리고 사인 종이 찢어질 정도였다”며 “그 이후로 영화관에 직접 찾아가 벽에 서 있곤 했다”고 전해 신동엽과 정호철을 폭소케 했다.

김갑수는 번번이 죽음을 맞는 캐릭터를 맡아 작품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대중에게 ‘사망 전문 배우’, ‘프로사망러’라는 별칭도 붙었다. 그만큼 이와 관련된 비하인드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 당시를 언급하며 “드라마 인기가 너무 좋아 쉽게 죽일 수가 없었다. 왕건이 고려를 세워야 하는데 우리가 안 죽으면 못 세운다”며 “우리 죽어야 하는 거 아니오?‘라고 먼저 감독에게 말하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이외에도 김갑수는 신동엽, 정호철과 술잔을 기울이며 연기에 대한 고민과 철학 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BTS 진을 만나 아미(팬클럽명)가 된 계기 등의 일상 에피소드까지 모두 풀어냈다. 방송 내내 그는 친근한 모습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위트 있는 입담을 더해 프로그램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