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지찬은 올 시즌 3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 후 한 시즌 최소경기 출전이 확정됐지만, 그는 지금의 상승기류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김지찬은 올 시즌 3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 후 한 시즌 최소경기 출전이 확정됐지만, 그는 지금의 상승기류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24)은 2루수에서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지난 시즌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1군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453타수 143안타), 3홈런, 36타점, 42도루, 출루율 0.405의 성적을 거두며 삼성 타선의 선봉에 섰다. 넓은 수비범위를 앞세워 외야에 안정감을 불어넣은 효과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3월까진 0.484(31타수 15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업그레이드를 기대케 했으나, 4월부터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다. 4월 10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후에도 햄스트링과 내전근 부상이 한 차례씩 겹쳤다.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3차례 올랐고, 3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전반기까지 타율도 0.269에 그쳤다.

그러나 33일간의 공백을 딛고 돌아온 지난달 19일부터 다시 타격감을 회복했다. 8월 12경기에서 타율 0.333(36타수 12안타), 홈런 없이 2타점, 11볼넷을 기록했다. 특히 0.489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강점을 십분 발휘한 게 고무적이었다. 한창 좋았던 때의 타격감을 회복하며 순위 싸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덕분에 특유의 기민한 주루까지 살아났다. 탁월한 주루 센스를 앞세워 3차례 도루를 기록했고,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 과감한 주루로 팀의 사기를 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그 효과는 팀 성적에 드러난다. 김지찬이 복귀한 뒤 삼성은 8월 12경기에서 10승(2패)을 따냈다. 8월 월간 승률 2위(15승1무11패)에 오른 덕분에 전반기까지 8위(43승1무44패)였던 팀 순위도 대폭 상승했다.

9월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다. 매 경기가 결승전과 다름없다. 더욱이 삼성은 김지찬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며 주전 한자리를 꿰찼던 외야수 박승규가 오른손 엄지 분쇄골절로 수술대에 오르는 악재와 마주했다. 김지찬이 지금의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팀 전력도 안정된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책임감도 엄청나다. 김지찬이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하더라도 2023시즌의 99경기를 밑도는 데뷔 후 한 시즌 최소 경기(91경기) 출전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아쉬움을 느낄 시간은 없다. 그동안 발산하지 못했던 에너지를 남은 시즌에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 스스로도 첫 규정타석을 채웠던 지난 시즌 만든 결과물이 한 시즌만에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돌아오자마자 삼성의 상승세를 진두지휘한 김지찬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삼성 김지찬. 뉴시스

삼성 김지찬. 뉴시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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