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경기도 기념물 ‘흥선대원왕묘’ 관리 엉망

■ 봉분 무너지고, 진입로 축댓돌·안전로프 제 기능 못해 안전 위협
■경기도 직원 2명이 평일 주간만 상주…방문객 많이 찾는 주말엔 화장실조차 폐쇄
■관리주체인 경기도·남양주시 ‘관리부실’에 문화재 신음

흥선대원군 묘지로 들어가는 축댓돌(석축 쌓는데 쓰는 사각뿔 모양의 석재)이 옆으로 내려앉자 있는 모습. 사진ㅣ고성철 기자

흥선대원군이 안장된 묘소 뒤 봉우리가 파여 폐허가 된 모습. 사진ㅣ고성철 기자

흥선대원군 묘지 진출입로 내리막 경사지에 안전을 위해 양쪽에 위험방지시설 밧줄이 끊어져 안전이 위협받는 모습. 사진ㅣ고성철 기자

흥선대원군 묘지 진출입로에 흙이 쓸려나가 나무뿌리가 길로 변한 모습. 사진ㅣ고성철 기자

 남양주시 6차선 도로변 흥선대원군묘 표지판이 기울어진 모습. 사진ㅣ고성철 기자

경기도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된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부친 흥선대원군(이하응)이 안장된 묘소(응원)’와 묘역 주변이 엉망으로 관리돼 경기도의 문화재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흥선대원군의 묘소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1978년 10월 10일에 경기도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됐다. 2018년 경기도와 문화재청은 흥선대원군묘를 본래 명칭인 ‘흥원’으로 회복했다. 부기명(묘소명 외에 추가로 표기되는 명칭)으로 흥선대원군의 책봉명인 흥선대원왕을 붙여서 ‘흥선대원왕 흥원’으로 표기를 회복시켰다.

그러나 역사적 의미가 큰 ‘흥원’은 당국의 무관심 아래 초라하게 폐허화 되고 있다. 흥선대원군이 안장된 봉분 뒷부분은 심하게 내려앉아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묘역 진입로에 있는 축댓돌(석축을 쌓는 데 쓰는 사각뿔 모양의 석재)은 군데군데 내려앉아 배를 하늘로 내밀고 있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흥원 주변 CCTV는 전력원인 태양광판이 나뭇가지와 무성한 잎에 가려진 제대로 작동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흥원의 부실한 관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묘역 진출입로 경사지 양쪽에 안전을 위해 설치된 위험방지 밧줄은 일부 구간이 떨어져 땅에 나뒹굴고 있어 안전 위협뿐만 아니라 미관까지 해치고 있다.

흥원 인근 삼거리에는 흥원 길 안내표시판조차 없어 흥원을 찾는 방문객들이 머뭇거리게 하고, 길목에는 흙이 쓸려나가 나무뿌리로 바닥을 지탱해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흥원을 관리하는 상주 관리인 직원은 2명이 있는데 평일 주간에만 근무하고, 주말 내내 휴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말엔 화장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방문객이 급한 볼일에 생겼을 땐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관리 당국인 경기도 관광과는 흥원 관리부실에 관한 질문에 CCTV 녹화 여부를 확인하고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2일까지 묵묵부답이었다. 6차선 도로변 비뚫어진 안내 간판 관리주체인 남양주시 관계자는 “잘못된 부분은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세에 잘 물려줘야 할 경기도 문화유산이 당국의 부실 관리 속에 방치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지자체의 꾸준한 문화재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유지, 계승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기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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