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사직야구장·오페라하우스 등 9건 심사 보류 ‘파문’… “운영적자 우려·전시행정”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등 대형 사업 보류

부산시의회.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가 지난 3일 열린 제331회 임시회 상임위에서 ‘2026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 대상에 올라온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9건에 대해 심사를 보류했다. 재심사는 오는 9일로 예정돼 있으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주요 사업들이 줄줄이 보류되면서 부산시의 재정 운용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6일 부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가장 큰 논란은 총 1000억원 규모의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이다. 당초 부산시는 세계적인 문화시설을 유치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재정 추계가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시의회에 의하면 연간 예상 수입은 50억원에 불과한 반면, 운영비 등 지출은 126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매년 약 76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심사 보류에는 퐁피두센터 외에도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등이 포함됐다. 모두 수천억 원대의 예산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지만 부산시가 구체적인 수익 구조와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위원장 성창용)는 3일 퐁피두 센터 부산 분관(1083억원)을 비롯해 사직야구장 재건축(2794억원), 부산 오페라하우스(3950억원), 벡스코 제3전시장(2900억원) 등 총 9건의 공유재산 안건을 심사했으나 결론을 미뤘다.

성창용 위원장은 ”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예산 증액 사유, 향후 관리방안 등에 대해 더 충실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심사 보류 후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벡스코 제1전시장 1홀의 규모가 8836㎡인데, 이번에 새로 지으려고 하는 벡스코 제3전시장 한 홀의 크기 역시 8800㎡로 사실상 큰 전시는 하지 못하고 기존 수요만 분산시킨다는 것. 국민의힘 김태효 의원은 “벡스코 제3전시장의 경우 마이스업계에 도움이 되려면 대형 행사를 할 수 있는 큰 전시장이 필요하다. 이에 설계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부산시가 적자 해소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부산시는 이미 재정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세수 감소와 부채 누적 속에서 대형 건립사업을 잇따라 추진하는 것은 시민 부담을 키우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꼬집으며 현실성 없는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오는 9일 재심사에서 추가 검토를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재정 건전성을 해칠 정도의 무리한 사업은 시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추가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부산시가 화려한 건축물 유치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교육·복지·일자리 등 시민의 실질적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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