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 촬영지 관심
전통가옥· 돌담길 ‘육지 속 섬’ 매력
안동시 “문화 관광 자산 알리는 계기”
사진제공 | 안동시

사진제공 | 안동시


분명 ‘미드’지만, 극 중 배경은 한국적 정취가 가득하다.

배우 김태희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가 오지 중 한 곳인 경북 안동 맹개마을에서 촬영해 눈길을 끈다.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제작을 맡은 드라마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등 한국에서 대부분 촬영했다. 특히 한국인에게도 이름조차 낯선 오지인 안동 맹개마을이 주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는 전직 첩보요원인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김)이 잠적한 후 한국에서 살던 중 자신의 뒤를 쫓던 딸 레베카(레이나 하디스티)와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순한 첩보전을 넘어 충성과 배신, 가족애라는 보편적 주제를 동양적 정서와 결합해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맹개마을은 안동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산골 마을로 2007년 귀농한 ‘농업회사법인 밀과 노닐다’의 박성호 대표 부부가 터를 잡고 가꿔온 체험 휴양마을이다. 2024년 ‘한국 관광의 별’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의 주요 촬영지로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산골 풍경이 펼쳐진 경북 안동 맹개마을 전경. 사진제공ㅣ안동시

미국 드라마 ‘버터플라이’의 주요 촬영지로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산골 풍경이 펼쳐진 경북 안동 맹개마을 전경. 사진제공ㅣ안동시

전통 가옥과 돌담길, 옛 농가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인에게조차 낯선 오지라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드라마의 주요 장면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담아냈다.

마을로 들어가는 진출입 도로나 다리가 없어 얕은 강을 건너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이곳은 ‘육지 속 섬’으로도 불리며 소수의 여행자에게만 알려진 곳이다. 

제작진은 작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촬영지를 찾던 중 맹개마을을 선택했다. 데이비드 정이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살면서 한국 전통주와 보트를 만들며 살아가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맹개마을에서 생산되는 전통주인 ‘진맥소주’도 한국 음식과 함께 드라마 곳곳에 등장한다.

전통 방식을 지켜온 진맥소주는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화해의 매개체로 활용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안동시 관계자는 “맹개마을과 진맥소주가 세계적인 드라마를 통해 소개되는 건 지역 문화와 관광 자산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안동의 전통과 이야기가 글로벌 콘텐츠와 만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