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 한문화재단 이사장(가운데)과 박기태 반크 단장(왼쪽), 반크 연구원들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반크

김준일 한문화재단 이사장(가운데)과 박기태 반크 단장(왼쪽), 반크 연구원들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반크




한문화재단·반크, 평택서 ‘한류 미래 전략’ 공동 세미나
케이팝·드라마·게임·웹툰 넘어선 한류의 가치 논의
정부·기업·NGO 협력 통한 범국가적 지원 필요성 제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례로 한문화 철학과 글로벌 도약 강조
한문화재단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8일 평택 하나코비 회의실에서 ‘한류 융성 시대, 한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류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차원의 전략적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케이팝·드라마·게임·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한류가 단순한 문화 콘텐츠 소비를 넘어, 한국 문화의 본질적 가치와 국가 정체성을 담아내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운 반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한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김준일 한문화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NGO, 재단, 한글학교, 정부 부처가 각자 한류 확산을 위해 활동해 왔다면, 이제는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정신적 네트워킹’이 필요하다”며, “한류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와 더불어 정부 차원의 범부처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류의 성장은 문화체육관광부나 외교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모든 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국가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학교 건립이나 복지 사업을 펼쳐왔지만, 한국 문화와 직접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앞으로는 CSR 활동 속에 한글 교육, 전통문화 체험, 케이팝·드라마·게임 등 한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접목해 한국을 알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눈에 보이는 건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정신”이라며 “한류를 매개로 NGO·정부·기업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이 작품은 한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사례”라고 평가하며, “이를 단순한 유행성 콘텐츠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정부·기업·NGO가 협력해 한국 문화의 철학과 가치를 담은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보여진 ‘혼문’의 정신이 우리 역사 곳곳에 뿌리내려 있음을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한류의 뿌리는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 사상에 있다”며, “‘영(靈)’으로 깨어나고, ‘혼(魂)’으로 이어가며, ‘백(白)’으로 빛나는 한문화의 철학을 바탕으로 전 세계와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류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혼문(魂文)의 연결’이어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세계 질서”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를 향해 “누구보다 강한 애국심을 가진 재외동포들이 해외에서 겪는 서러움과 소외감을 이제는 한류를 통해 풀어내고, 대한민국의 문화적 자긍심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박기태 반크 단장은 “지금까지의 한류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지만, 이 구조만으로는 세계가 요구하는 한류의 폭발적 수요와 확장성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히 콘텐츠 산업 차원의 접근을 넘어, 교통·건설·산업·환경 등 비(非)문화 분야까지 아우르는 범정부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청와대 직속의 ‘국가 한문화 통합위원회’를 출범시켜 전 부처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한류를 교육·산업·환경·도시개발 정책 등과 연결한다면, 단순한 문화 수출을 넘어 한국 브랜드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일 이사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박기태 반크 단장, 연구원들이 세미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준일 이사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박기태 반크 단장, 연구원들이 세미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단장 또한 최근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이 작품은 단순한 상업적 콘텐츠가 아니라 한국적 서사와 정서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한문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을 일회성 유행으로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정부와 기업, NGO가 협력해 실체 있는 정책과 프로젝트로 이어가야만 한류가 세계 속에서 뿌리내리고 확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한문화재단과 반크는 ▲민간·정부·기업 연합을 통한 한문화 네트워킹 구축 ▲범정부 차원의 ‘국가 한문화 통합위원회’ 제안 ▲기업 CSR과 한류 문화의 결합 ▲재외동포와의 문화적 연결 확대 등을 핵심 실행 과제로 설정했다.

권소영 반크 연구원은 “앞으로 두 기관은 국가정책제안플랫폼 ‘울림’을 통해 국민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 제안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NGO·정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범정부적 ‘한문화 협력 모델’을 구축해 한류의 세계적 확산을 국가적 의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세미나는 각 영역이 독립적으로 움직였던 한류 확산 활동을 연결하고, 실질적 실행력을 갖춘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정책과 프로젝트가 한류의 지속 가능성과 영향력을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승현 반크 연구원은 “이제는 기업과 글로벌 NGO가 각자의 영역에서 단발적 활동을 넘어, 한류를 실체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장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의 지속 가능한 문화적 교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사례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한문화의 철학을 담아 세계를 깨우는 촉매”라며, “기업과 NGO가 이러한 문화적 동력을 전략적으로 연결할 때, 한류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전 세계인과 마음과 정신을 이어주는 지속적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