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테네시주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후반 20분 동점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테네시주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후반 20분 동점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이 제대로 폭발했다.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22분 상대 에이스 라울 히메네스에게 선제 실점해 끌려갔으나 포기하지 않았고, 역전까지 성공했지만 후반 종료직전 아쉬운 동점골을 내줬다.

스코어 1-1에서 터진 후반 30분 오현규(헹크)의 결승골도 대단했으나 추격하는 흐름을 만든 이는 ‘월드클래스’ 손흥민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배준호(스토크시티)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그는 후반 20분 오른쪽 윙백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띄운 크로스를 오현규가 머리로 떨궈주자 골대 상단을 향한 강한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앞서 7일 미국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1골·1도움을 올리며 대표팀의 2-0 쾌승을 이끈 손흥민은 벤치 출발한 멕시코전에선 왼쪽 윙포워드로 후반전을 책임졌다. 가장 익숙하면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주 포지션에 배치된 그는 결과로 클래스를 증명했다.

지난달 입성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선 주로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으나 10년간 몸담은 토트넘(잉글랜드)에선 대부분 왼쪽 윙어로 명성을 떨쳤다. 사실 미국 원정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손흥민을 둘러싼 기류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떠나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이는 MLS로 향했다는 점과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 확연히 늘어난 부상 빈도와 더딘 회복 등으로 걱정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홍명보 감독이 미국 원정에 앞서 ‘주장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손흥민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모든 부정적 이슈를 말끔하게 지웠다. 시차 문제도, 그로 인한 리듬 저하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미국에서 손흥민은 높이 날아올랐다. 미국~멕시코전에서 2골·1도움으로 제대로 무력시위를 했다. 2026월드컵 본선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았으나 지금으로선 대표팀에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 무엇인지만 찾으면 될 것 같다.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새 역사도 썼다. 2010년 12월 A매치에 데뷔한 그는 15년의 여정 끝에 홍 감독과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남자 A매치 최다 출전 기록(136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시에 손흥민은 A매치 역대 최다골 기록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멕시코전에서 통산 53호골을 만들었다. 이 부문 1위는 차 전 감독의 58골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