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이사 등 KT 임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소액결제 피해 관련 기자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김 대표이사, 이현석 KT 고객부문장.  뉴시스

김영섭 KT 대표이사 등 KT 임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소액결제 피해 관련 기자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김 대표이사, 이현석 KT 고객부문장. 뉴시스



최근 발생한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5000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1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일부 고객의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김영섭 KT 대표는  “KT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KT 고객 여러분, 유관 기관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피해가 발생된 고객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개인정보위에 신고
KT의 자체 조사 결과, IMSI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고객은 총 5561명으로 나타났다. 조사 과정에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신호를 수신한 고객을 파악했고, 이 중 일부 고객의 IMSI 값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개인정보위는 구체적 유출 경위 및 피해규모,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법 위반을 발견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처분할 예정이다.

KT는 해당 고객에게 개인정보위 신고 사실과 피해 사실 여부를 조회할 수 있는 기능과 유심(USIM) 교체 신청 및 보호서비스 가입 링크에 대해 문자 메시지로 안내했다. 또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고객 전원에게 무료 유심 교체와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KT는 또 비정상 소액결제 발생 여부를 전수 조사해 피해가 확인된 고객을 대상으로 개별 안내하며 소액결제 청구를 면제하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24시간 전담 고객센터(080-722-0100)를 개설해 개인정보 악용이 의심되는 전화나 메시지 등을 수신하거나 소액결제 관련 문의 및 피해 신고가 필요한 경우 즉시 문의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섭 대표는 “회사와 임직원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했고, 피해 고객들께는 100%의 보상책을 강구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전사적 조치” 당부
정부도 사태를 주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KT 광화문사옥을 찾아 무단 소액결제 사고 관련 조치 현황을 점검하고, 전사적 조치를 당부했다. 배 장관은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한 결제요금 청구를 면제하는 등 이용자 보호조치를 철저히 하는 한편, 추가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 차원의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촉구했다. 배 장관은 “이번 침해사고는 우리 일상과 함께하는 통신서비스에 대한 국민 신뢰와 직결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며 “통신 서비스의 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재 구체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민관합동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