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X’ 포스터, 中표절…K콘텐츠 열풍 속 더 부끄러운 이유

사진제공｜티빙·바이두

김유정 주연의 새 티빙 드라마 ‘친애하는 X’가 론칭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았다. 최근 공개한 포스터가 중국 영화의 것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케이(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 속 중화권의 ‘우리 콘텐츠 베끼기’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온 가운데, 한국이 그와 유사한 비판을 받게 되자 대중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하고 있다.

O드라마 공개 전부터 구설수

논란이 된 포스터는 ‘친애하는 X’가 공개일(11월 6일) 발표와 함께 내놓은 것으로, X자로 찢어진 흰 배경 이미지 사이로 주인공의 강렬한 눈, 중앙에는 붉은 색 타이틀이 배치됐다. 공개 직후 해당 포스터의 구도와 색감, 여기에 서체까지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17년 중국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의 포스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산됐다.

일부 해외 누리꾼까지 유사성을 지적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티빙은 “특정 레퍼런스와 유사성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사과했다. 이미지 ‘표절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문제의 포스터는 티빙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SNS 등 모든 홍보 채널에서 삭제됐다. 이를 대신해 드라마 주연을 맡은 김유정과 김영대가 전면에 등장하는 새로운 티저 포스터가 공개됐다.

O“케이 콘텐츠 ‘신뢰 유지’ 위한 노력 필요”

이번 표절 논란은 그간 한국 콘텐츠가 중국의 무단 복제로 공공연한 피해를 입어온 것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히트작인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 등 인기 케이(K) 드라마의 설정과 스토리를 무단으로 모방한 드라마를 제작, 방영해 전세계 팬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포스터 표절 사례도 다수 있었다. ‘킹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미스터 션샤인’ 등이 그 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한국 콘텐츠가 피해자였던 위치에서 벗어나, 오히려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팬덤 일부는 물론, 업계 일각에서도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품 자체에 대한 표절이 아닐지라도 티저 포스터는 글로벌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이미지인 만큼 치명적인 실수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일 “케이 콘텐츠의 전 세계 위상이 급격히 높아진 만큼, 신뢰 유지를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마케팅 단계에서도 사소한 이미지 하나까지 꼼꼼하고 세심한 검수가 요구된다”고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