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방탈출에 빠졌다… 한국관광공사 ‘K-퀘스트 투어’ 출범

경주 ‘사라진 시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즐기는 새로운 콘텐츠가 ‘방탈출’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인의 일상 놀이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발전시키며 ‘K-퀘스트 투어’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이번 사업은 최근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일리케이션(Dailycation·일상 속에서 여가를 즐기는 여행)’에 맞춰 기획됐다. 한국인처럼 여가를 보내고자 하는 외국인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한국형 놀이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외국인의 이색 체험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382.5% 급증했다. 특히 방탈출카페는 1419.2%, 전자오락실은 547.6%, PC방은 81.5%, 노래방은 54.8% 성장률을 보이며 한국식 여가문화가 외국인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방탈출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기반 체험형 콘텐츠를 관광 자원으로 전환했다. 국내 대표 방탈출 기업인 키이스케이프, 에픽로그 협동조합, 사이시옷과 협력해 외국인을 위한 인프라 개선에도 나섰다. 스토리라인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번체)로 제공해 언어 장벽을 낮췄으며, 오는 11월까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험료 30% 할인과 굿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국신과 경복궁 탈환작전

‘K-퀘스트 투어’는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서울에서는 기억 복구를 주제로 단서를 찾아내는 ‘어서오세요 메모리컴퍼니 고객만족센터입니다’와 전통 설화를 활용해 경복궁 일대에서 펼쳐지는 야외 방탈출 게임 ‘한국신과 경복궁 탈환작전’을 선보인다.

경주에서는 신라 유적지를 배경으로 시간여행자가 되어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잔상일지’와 마법학교 신입생이 되어 사라진 시계를 찾는 탐험형 콘텐츠 ‘사라진 시계’가 준비됐다. 울산에서는 ‘K-컬처 수비대’라는 서사 속에서 전시장 곳곳을 탐험하는 정크아트 미술관 스탬프 투어 ‘Mission Code Fe01.’이 마련돼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류콘텐츠팀 곽재연 팀장은 “올해 최초로 시행하는 이번 사업은 한국인의 일상문화를 새로운 한류콘텐츠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체험 중심 관광모델을 확장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문화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