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 포디움에서 한국과 미국 양궁 선수단이 신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양궁화 ‘아처삭스’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 포디움에서 한국과 미국 양궁 선수단이 신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양궁화 ‘아처삭스’



경기력 높이는 한국의 비밀 무기로 입소문 난 양궁화 ‘아처삭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체험 부스 방문 발길 이어져..국제대회서 기술력 입증
양궁화 착용 선수들 호평 이어지며 양궁화의 용도 확대 언급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9월 5일부터 12일까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공식 후원하며,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전문 양궁화 ‘아처삭스’를 국제 무대에 공식 선보였다.

코오롱스포츠는 2024년 파리올림픽을 통해 첫선을 보였던 ‘아처삭스’를 이번 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알렸다. “왜 골프화와 테니스화는 있는데 양궁화는 없을까”라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양궁 특유의 정교한 신체 밸런스를 지지할 수 있는 신발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연구진은 수년간 양궁 선수들의 자세·체중 이동 패턴을 분석해, 기존 러닝화나 하이킹화로는 충족할 수 없었던 세밀한 기술을 집약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 3대 양궁 대회 중 하나로, 76개국 약 731명의 선수단이 참여하며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코오롱스포츠는 자원봉사자와 운영 인력을 위해 의류 1200여 벌을 지원했고, 대회장 한켠에 마련한 체험 부스에서는 양궁화뿐만 아니라 모자·의류 등 관련 아이템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에는 미국·영국·사우디아라비아·일본 선수단까지 몰려들며 ‘K-양궁화’의 글로벌 잠재력을 증명했다.

‘아처삭스’의 강점은 기술적 세부 설계에 있다. 비브람 아웃솔에 162개의 돌기를 적용해 지면 접지력을 강화했고, 메가그립 물성을 더해 45도 경사에서도 흔들림 없는 착지를 가능하게 했다. 갑피는 봉제선이 없는 PU 캐스팅 공법으로 발 압박을 최소화했으며, 보아(BOA) 시스템을 통해 발 모양과 경기 상황에 맞춘 미세 조정이 가능하다. 여기에 고어텍스 안감을 적용해 비가 잦았던 이번 대회에서도 발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과 미국 양궁 선수단이 코오롱스포츠 양궁화를 신고 경기하는 모습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과 미국 양궁 선수단이 코오롱스포츠 양궁화를 신고 경기하는 모습


실제로 대회 초반 광주 경기장이 진흙으로 질퍽했던 상황에서도 코오롱 양궁화를 신은 선수들은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일부 외국 선수들은 현장에서 곧바로 제품을 구매해 경기에서 착용하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다.

한국 대표팀 역시 코오롱스포츠 양궁화와 함께 금빛 성과를 거뒀다. 리커브 남자 단체전에서 이우석·김우진 선수가 착용해 금메달을 획득했고, 상대인 미국 대표팀 선수들까지 같은 제품을 신으며 국제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았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 소속 양궁팀 ‘코오롱 엑스텐보이즈’의 이우석 선수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테스트에 참여해 완성도를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기록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고 밝혔고, 김우진 선수 역시 “지금까지 신었던 신발 중 최고”라며 극찬했다.

미국 대표 브래디 앨리슨 선수는 “접지력이 탁월해 골프화로 써도 좋을 정도”라며 경기 외적 활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는 양궁화가 단순히 특정 종목에 머무르지 않고, 스포츠화 시장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코오롱스포츠는 현재 2세대 ‘아처삭스’ 개발에 착수했다. ‘코오롱 엑스텐보이즈’ 선수들과 정밀한 필드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오는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착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한국이 세계 정상에 서 있는 종목인 양궁에서 ‘K-양궁화’의 위상을 각인시키는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해 스포츠 산업 내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장비 제공을 넘어, 한국이 세계 스포츠계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축구화·농구화처럼 양궁화가 하나의 표준 장비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