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 초연작 ‘한복 입은 남자’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오는 12월 충무아트센터 개관 20주년 기념작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박은태, 전동석, 고은성, 카이, 신성록, 이규형 등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이른바 ‘황금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복 입은 남자’는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중심으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1막은 조선, 2막은 유럽을 배경으로 구성돼 마치 서로 다른 두 공연을 보는 듯한 독창적 구조를 취한다. 경복궁 근정전의 웅장함과 르네상스 유럽의 화려함을 교차시키며, 한국적 미학과 유럽식 대서사극의 매력을 결합한 무대를 예고한다. 모든 배역이 1인 2역으로 설정돼 배우들은 시대와 성격이 상반된 캐릭터를 오가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영실과 학자 강배 역은 박은태, 전동석, 고은성이 맡았다. 박은태는 ‘웃는 남자’, ‘프랑켄슈타인’에서 입증한 섬세한 연기와 폭발적 가창력을, 전동석은 ‘팬텀’, ‘지킬 앤 하이드’에서 보여준 성량과 장악력을, 고은성은 ‘몬테크리스토’, ‘멤피스’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캐릭터 해석을 무대 위에 펼칠 예정이다.


세종과 방송국 PD 진석 역에는 카이, 신성록, 이규형이 출연한다. 카이는 ‘레미제라블’, ‘팬텀’에서 쌓아온 연기와 노래로 무대를 이끌고, 신성록은 ‘프랑켄슈타인’과 ‘지킬 앤 하이드’에서 다져온 넓은 스펙트럼을 발휘한다. 이규형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에서 보여준 개성과 밀도로, 세종의 따뜻함과 진석의 집념을 동시에 구현할 전망이다.

영실을 돕는 항해가 정화대장과 현대의 마교수 역에는 민영기와 최민철이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이암·교황 역 김주호·김대호, 정의공주·엘레나 역 이지수·최지혜, 만복·토스카넬리 역 윤선용·박형규, 미령·파올라 역 손의완·김연준이 무대에 오른다.

연출은 ‘마타하리’, ‘모차르트!’, ‘엑스칼리버’의 권은아가 극작·작사·연출을 맡았고, ‘벤허’, ‘프랑켄슈타인’의 이성준(브랜든 리)이 작곡 및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무대는 서숙진 디자이너가 총괄해 한국적 디테일과 세계적 스케일을 동시에 구현한다.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오는 12월 2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며, 9월 말 1차 티켓오픈을 앞두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