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교향악의 상징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가 12월, 한국을 찾는다. 2018년 이후 7년 만의 내한으로, 지휘자 다니엘 하딩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12월 4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전통과 새로운 도전을 동시에 보여줄 무대다. 이 오케스트라는 1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대표 교향악단으로,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을 비롯해 수많은 현대 이탈리아 작품을 세계에 알리며 명성을 쌓아왔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푸르트뱅글러, 카라얀, 정명훈 등 세계적 거장들과의 협연으로 다져온 음악적 깊이는 이번 무대에서도 이어진다.

지휘봉은 2024/25 시즌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딩이 잡는다. 루치아노 베리오의 권유로 지휘를 시작해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사이먼 래틀 경을 사사한 하딩은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음악성과 리더십을 입증해 온 지휘자다. 이번 내한은 그가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갖는 무대이자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 된다.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함께한다. 그라모폰상, 디아파종 황금상 등 권위 있는 음반상을 휩쓸며 국제 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임윤찬은 이번 무대에서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선보인다. 임윤찬이 처음 연주하는 레퍼토리로, 섬세하면서도 독창적인 해석을 기대하게 만든다.

프로그램은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서곡으로 문을 연다. 이어지는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프랑스 인상주의 특유의 섬세함과 재즈적 색채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임윤찬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장식한다. 러시아 낭만주의의 서정과 웅장함이 더해져 풍성한 연말의 밤을 완성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