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부슈코비치(왼쪽 끝)가 21일(한국시간) 독일 폴크스바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하이덴하임과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42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앞서 전반 28분 결정적 골 찬스를 날린 뒤 분을 이기지 못해 골대에 주먹을 휘두른 탓에 오른쪽 손가락 2개가 골절됐지만, 이날 골을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와 7년 만의 분데스리가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출처│분데스리가 홈페이지

함부르크 부슈코비치(왼쪽 끝)가 21일(한국시간) 독일 폴크스바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하이덴하임과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42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앞서 전반 28분 결정적 골 찬스를 날린 뒤 분을 이기지 못해 골대에 주먹을 휘두른 탓에 오른쪽 손가락 2개가 골절됐지만, 이날 골을 기록하며 팀의 2-1 승리와 7년 만의 분데스리가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출처│분데스리가 홈페이지



함부르크(독일) 수비수 루카 부슈코비치(18·크로아티아)가 21일(한국시간) 하이덴하임(독일)전에서 벌인 기행이 눈길을 모은다. 결정적 골 찬스를 놓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골대에 주먹을 휘둘러 손가락이 골절됐지만, 골절상을 안고도 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독일 유력지 ‘키커’는 22일 “부슈코비치는 하이덴하임전(2-1 승)에서 선제 골을 터트리며 함부르크에 약 7년만의 독일 분데스리가 승리를 안겼다. 함부르크는 2017~2018시즌 분데스리가2(2부)로 강등된 뒤 이번 시즌 다시 승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 그의 활약엔 야생성, 승리를 향한 의지, 광기로 인해 일어난 부상 등이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슈코비치는 2022~2023시즌 하이두크 스플리트(크로아티아)에서 데뷔해 2023년 9월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이적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이적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단행하기로 합의했는데, 토트넘 입단과 동시에 함부르크로 임대됐다. 올해 7월 토트넘의 비시즌 훈련에 합류해 손흥민(LAFC), 양민혁(포츠머스)와 한솥밥을 먹긴 했지만 공식 경기에 함께 나선 적은 없다.

상황은 0-0으로 맞선 전반 28분 일어났다. 부슈코비치는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 골 찬스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상대 골문과 완전히 가까운 상황에서 날린 슛이 골문을 벗어나 아쉬움이 더욱 컸다. 이에 부슈코비치는 오른쪽 주먹을 골대에 휘두르다 손가락 2개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었다.

경기 후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키커’와 만난 부슈코비치는 “경기 초반 하이덴하임에 완전히 밀리고 있었다. 골키퍼 다니엘 페르난데스(포르투갈)가 아니었다면 0-0 상황을 유지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며 “그런 상황에서 골 찬스를 놓친 뒤 너무 화가나서 오른손으로 골대를 강하게 때렸다”고 돌아봤다.

흥미롭게도 부슈코비치의 주먹질이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다 준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경기력이 살아난 함부르크는 전반 42분 선제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부슈코비치였다. 두 손가락이 부러진 상태에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기세가 오른 함부르크는 후반 14분 라얀 필립(프랑스)의 추가 골로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 추가시간 하이덴하임 아담 쾰러(독일)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승부는 바뀌지 않았다.

축구통계전문 ‘풋몹’에 따르면 부슈코비치는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 32명 중 가장 높은 평점(8.5점)을 받았다. 패스 성공률 82%와 공 경합 성공률 80%를 마크하며 함부르크 스리백 라인을 든든히 지켰다. 멀린 폴친 함부르크 감독(독일)은 “이날 승리는 (부슈코비치를 비롯한 선수들이) 격렬하게 싸운 덕분에 쟁취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부슈코비치 역시 “이날 경기의 ‘미친 분위기’가 골절상과 승리에 모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웃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