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에 두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에 두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 경륜을 대표하는 팀으로 김포팀, 수성팀, 동서울팀을 꼽을 수 있다. 특선급 선수만 무려 19명을 보유한 김포팀은 그야말로 독주 체제를 굳건히 하며 최강의 팀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후반기 판도는 수성팀과 동서울팀의 행보에 따라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수성팀은 절대강자 임채빈(25기, SS)을 앞세워 맹주의 자리를 다시 넘보고 있다. ‘경륜 8학군’이라고 불리는 동서울팀은 올해 상반기 위기의 늪을 뚫고 반전의 드라마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팬들의 시선 또한 ‘동서울의 부활’에 쏠린다.

동서울팀 지부장을 맡고 있는 정하늘.

동서울팀 지부장을 맡고 있는 정하늘.

동서울팀은 올해 여러 차례 큰 변화와 충격을 겪었다. 2월 대상 경륜에서 특선급 선수 전원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5월 대상 경륜에서도 전원규(23기, S1, 동서울)는 결승전에는 출전했지만, 6착에 그쳤다. 6월 KCYCLE 왕중왕전은 2월과 마찬가지로 동서울팀에서 결승전 진출자가 없었다.

간판 중 한 명인 정해민(22기, S1)은 수성으로 팀을 옮겼고, 슈퍼 특선이었던 전원규는 S1으로 내려왔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슈퍼특선을 배출한 동서울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고 ‘경륜 8학군’의 아성이 무너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동서울팀 지부장을 맡은 정하늘(21기, S1)은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경륜훈련원(경북 영주)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팀의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또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와 분위기를 주도했고 실전 경주에서도 선행, 젖히기 등 과감한 자력 승부를 몸소 실천하며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정하늘은 “선배들이 먼저 땀을 흘려야 후배가 따라온다. 자력으로 길을 열어가는 경주를 펼쳐 동서울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밝혔다.

동서울팀 부활의 선봉에 선 원준오.

동서울팀 부활의 선봉에 선 원준오.

동서울팀의 부활을 이끄는 중심에는 28기 원준오(28기, S1)가 있다. 지난 5일 부상에서 복귀한 그는 6회 출전 중 무려 5번이나 2위에 오르며, 연대율 90%를 기록 중이다. 특히 4번이 선행 전법을 통한 입상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과거 소극적인 경주 운영에서 벗어난 완벽한 변신이었다. 원준오는 “최강 5인방(SS)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강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선행 강공과 자력 승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윤혁, 김정우, 김태완(이상 29기, A1) 3명의 동서울팀 신인 선수들의 활약도 심상치 않다. 우수급에서 뛰어난 실력을 과시해 이변이 없다면 내년 특선급 승급이 유력하다. 특히 허리 부상을 털고 일어선 정윤혁은 7월 이후 호성적을 기록하며 동서울팀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슈퍼 특선급에서 밀려난 전원규는 자전거 차체 교체 후 재도약을 준비하며 분투하고 있다. 신은섭(18기, S1) 역시 여전히 팀의 정신적 리더로 중심을 잡고 있고 조영환(22기, S1), 김희준(22기, S2)도 부상에서 회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의 경험은 후배들의 성장을 위한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팀 분위기가 재정비되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더해진다면 연말 그랑프리에서 동서울팀이 활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